[전 세계 누비는 직구족] '알리'서 40% 싼 메모리카드 '득템'…배송은 길면 두 달

입력 2016-11-11 17:20
광군제 직구 직접 해보니

행사상품은 순식간에 품절…1500원짜리 사도 무료 배송
짝퉁 많은 명품은 피해야


[ 이수빈 기자 ] 해외 직구를 알게 된 건 4년 전. 온라인몰 아이허브에 가입하면서였다. 제품을 반값에 ‘득템’하는 기쁨에 긴 배송을 기다리는 설렘까지 맛보게 되자 직구라는 개미지옥에 빠지고 말았다.

요즘 직구족 사이에서 가장 ‘핫’한 온라인몰은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라는 얘기를 얼마 전 들었다. 믿을 수 없는 가격에 한국으로 직배송까지 해주자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번 광군제 세일을 맞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사보기로 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태평양 표준시 기준 11월11일 0시에 세일 행사를 시작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였다.

준비도 했다. 전날(10일) 저녁 ‘알리익스프레스 마니아’라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몇 가지 팁을 줬다. 그는 명품 등 진품 여부가 중요한 제품보다는 실용적인 제품을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짝퉁’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다음은 150달러 이상을 구입하면 紈섯?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싸다고 덮어놓고 장바구니에 담다 보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드는 상품은 미리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세일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결제하라고 했다. 광군제 세일이 시작되면 순식간에 상품이 품절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쇼핑을 시작했다. 먼저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고, 할인 쿠폰을 받았다. 그리고 상품을 고르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샤오미 ‘미밴드2’를 찾았다. 평상시 가격과 세일 가격이 떠 있었다. 세일 가격은 26달러(3만240원)였다. 국내 최저가보다 1만원 정도 저렴했다. 마침 필요했던 샌디스크 SD카드(32GB)는 국내 판매가 대비 3분의 2 수준인 11.76달러(1만366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장난감 코너로 들어갔다. 실바니안 패밀리 ‘회색토끼 가족’을 검색했다. 16.99달러. 국내 판매가격의 반도 안 된다. 화장품 코너도 들러봤다. 메이크업 브러시가 눈에 띄었다. 브랜드 제품과 비슷하게 만든 짝퉁이다. 가격은 브랜드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인 1.3달러. 한국까지 무료배송 해준다고 한다.

대부분 한국으로 무료 직배송 해주지만 배송 기간이 긴 게 단점이다. 길게는 두 달까지 걸린다고 한다. 물건을 빨리 받아보고 싶다면 DHL 등 유료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3일이면 집에 도착한다고 한다. 급하지 않아 유료배송 신청은 하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되자 장바구니 가격이 평상시 가격에서 할인 가격으로 바뀌었다. 곧바로 결제했다. 결제 방법은 아마존과 비슷했다. 먼저 영문 주소를 입력한다. 입력한 주소를 저장해놓으면 앞으로는 다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어 결제 방법을 선택했다. 신용카드로 했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값, 이름을 입력하니 결제가 됐다. 신용카드 외에 알리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페이팔은 안 된다. 미리 알리페이에 가입해놓으면 결제는 5초도 안 걸린다고 한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구매 후기 중엔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주지 않은 사례도 올라온다. 주문한 제품과 다른 물건이 배송됐거나 배송되지 않았는데도 배송 처리가 되면 15일 이내에 분쟁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