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 현대상선·SM그룹 2파전

입력 2016-11-10 17:39
수정 2016-11-11 09:30
선원 640명 해고 통보


[ 정지은 / 이지훈 기자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한진해운이 해상직원(선원) 640명을 해고키로 했다. 자산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육상직원에 대한 해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운업계는 대량 실직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진해운은 10일 국내 해상직원 64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일은 한 달 뒤인 다음달 10일이다. 가압류된 선박과 이날 본입찰을 마감한 미주노선 선박 등에 탄 해상직원 75명을 감안하면 실제 해고되는 직원 수는 565명 수준이다. 한진해운은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고수당은 해고일 이후 배에서 내릴 경우 통상임금 3개월분과 잔여 유급휴가비 15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했다. 해고일 이전에 하선하면 별도의 해고수당은 없다. 다음달까지 최소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외국인 해상직원 600여명은 이번 해고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결국엔 정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상직원 외에도 700여명에 이르는 육상직원도 자산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부분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연말에만 약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해양수산개발원은 한진해운 연관산업까지 포함하면 1만명 이상이 실직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노선 영업권 매각에 대한 본입찰도 마감됐다. 현대상선과 SM(삼라마이더스)그룹 등 2곳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5곳 중 한국선주협회와 사모펀드(PEF) 등 3곳은 불참했다.

미주노선은 한진해운이 연간 3조~4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실사 결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SM 측도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간 치열한 인수가격 경쟁이 예상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력과 알짜 노선을 잃은 한진해운이 회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분간 자산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업계가 어수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지훈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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