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경제, 금융 · 서비스에서 실물로 옮아간다

입력 2016-11-10 17:37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어제 축하 연설에서 내세운 ‘미국우선주의’의 핵심은 역시 경제였다. 그는 연설 시간의 절반을 할애하면서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임기 중 미국 GDP성장률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릴 것을 공약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해 미국 경제를 재건하고 제조업을 살려 미국 경제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가 평생 기업인으로 살아오면서, 그리고 미국인의 저력을 믿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부분에 많은 미국인은 감동했을 것이다. 트럼프가 클린턴에 압승할 수 있었던 원인도 이 같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트럼프 경제’는 금융과 통화정책에 대한 저류의 불신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셰일가스 대두에 따른 에너지원 확보에 강한 자신감이 있다. 미국 내 석유나 셰일가스의 가치가 50조달러에 달한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도 그의 공약이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환경 등의 이유를 들어 강력히 규제해온 셰일가스 탐사나 시추 규제를 해제할 전망이다. 폐쇄했던 석탄공장도 다시 돌릴 것 같다. 지난주 발효된 기후변화에 대한 파리협약은 안중에도 없다. 그는 석유기업을 살리고 철강이나 자동차기업들을 일으킬 저력이 에너지원에 있다고 믿고 있다.

트럼프는 또 임기 동안 1조달러 규모의 공공 인프라 투자도 공언했다. 낙후된 도심지역을 재개발하고 고속도로와 교량 터널 공항 학교 늉?등을 새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IT를 결합한 첨단 도로나 항만 건설도 점쳐진다. 무인차 주행에 필요한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것도 전망되고 있다. 첨단 기술과 결합한 인프라 투자다. 거기에서 신수요가 발생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트럼프 경제의 핵심이다.

그는 모든 미국인에게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율의 감세를 약속하고 있다. 법인세는 35%에서 15%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기업을 뜯어먹는 각종 준조세에도 철퇴를 가할 것 같다. 간단하게 말해 ‘비즈니스 프렌들리’다. 한국으로선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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