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금융시장, '트럼프 쇼크'에 폭삭…코스피 3%·닛케이 5% 급락

입력 2016-11-09 14:56
[ 채선희 기자 ]

아시아금융시장이 '트럼프 쇼크'에 패닉을 맞았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선 승리에 바짝 다가서면서 증시와 외환시장은 새파랗게 공포에 질렸다.

9일 코스피지수는 오후 2시18분 현재 전날보다 66.48포인트(3.32%) 내린 1936.90에 거래중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상승 출발한 후 2010선 중반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가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자 하락 전환 후 8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빠르게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는 600선을 내줬다. 같은시간 35.21포인트(5.64%) 내린 588.98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초박빙의 접전 끝에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에서 클린턴 후보를 이겼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는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선거인단 67명이 걸린 3대 경합주로 꼽힌다. 1960년 이후 이들 3개 주 가운데 2개 주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당선 확률 95%까지 높였다.

예상치 못한 트럼프의 선전에 일본 중국 증시도 고스란히 충격을 받고 있다. 같은시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875.88엔(5.10%) 내린 16,295.50에 거래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케이가 장중 1000엔 넘게 낙폭을 키우며 1만6100엔대 초반까지 하락했다"며 "미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화권 증시도 맥을 못추긴 마찬가지다. 중국상해종합지수는 0.41% 하락한 3134.99에 거래중이고 대만가권지수와 홍콩항셍지수는 각각 2.96%, 3.25% 떨어지고 있다.

외환시장도 패닉에 휩싸였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는 치솟고 있으며 원화는 가파르게 하락중이다.

아시아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40분 현재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전날보다 3.34% 하락한 101.66엔에 거래중이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4원 오른 1153.4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0원대로 진입한 건 지난 7월 12일(장중 1152.7원) 이후 넉 달만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그간 금융시장은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해왔다"며 "트럼프 후보의 선전으로 예상치 못했던 충격이 반영되는 가운데 승리가 가시화되면 117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가진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한국거래소 이사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참석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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