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오고 있다. 각종 산업과 일상의 이기(利器)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점에서 점으로, 선에서 선으로가 아니라 점에서 면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엊그제 삼성전자가 미국의 AI플랫폼 회사 비브랩스와 함께 발표한 갤럭시S8의 음성AI 전략을 보면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조명기기의 연동은 이미 시간 문제다. 금융권에서는 증권, 자산운용사의 투자전략에 이어 전통적인 은행들까지 AI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중이다. IBM의 왓슨은 질병진단과 치료에 놀라운 조력으로 의료 신기원을 열어나갈 기세다.
언어를 인식하고, 방대한 빅데이터를 쓰임새 있게 정리한다. 원격 조종으로 거리 한계를 넘어서고, 투자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무인자동차 기술은 속속 가시권에 들어서고 있다. IoT(사물인터넷)와 연결되는 AI의 산업화, 생활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국내외 급변하는 기술변혁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고난도 바둑프로그램이던 알파고가 최정상의 프로기사 이세돌을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킨 게 불과 8개월 전이다. 당시 적지 않은 전문가 그룹까지 ‘알파고 포비아’에 빠졌던 것과 비교하면 우리 사회도 놀랄 만큼 ‘쿨’해졌고 담담해졌다. 기술을 기술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을 인류 진보로 인식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동안 중구난방이던 소위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괴담수준의 논란이나 과도한 쏠림이 최근 들어 차분하게 정리돼가는 듯한 모습도 같은 맥락이다.
우려할 점은 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비전문가들의 섣부른 개입이다. 기업들은 경제성과 기술력,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기술전쟁을 시작한 판이다. 정부나 국회의 과도한 간섭은 또 다른 리스크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의 지원정책은 종종 간섭과 통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업들은 새 산업에 사활을 건다. IoT가 됐건 AI가 됐건 신산업은 시장에 맡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AI시대는 이미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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