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로 가더니 갑자기 쾅…'또 관광버스 참사'

입력 2016-11-06 18:52
경부고속도로 버스 전복
4명 사망, 22명 중·경상
정원 초과해 운행…피해 키워


[ 박상용 기자 ]
등산객 48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6일 경부고속도로에서 넘어져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지난달 13일 승객 10명이 목숨을 잃은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 관광버스 참사 이후 20여일 만에 또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안전운전 불이행’ 등 운전자 과실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일어났다. 이모씨(55)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에 설치된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이모씨(75) 등 승객 4명이 숨지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버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고속도로 3차로를 달리던 중 승용차 한 대가 끼어들어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버스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버스에 탔던 승객 이모씨(70)는 “버스가 갑자기 갈지(之)자로 왔다 갔다 하더니 넘어졌다”며 “승객들은 등산이 목적인 산악회 회원이었기 때문에 음주가무는 없었고 제 속도로 가던 중이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객들은 경기 수원의 한 산악회 회원으로, 충남 대둔산으로 등산을 가던 길이었다.

기사를 제외하고 45인승인 해당 관광버스에는 당초 승객 45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추가 조사를 통해 48명이 타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행락철을 맞아 쉴 새 없이 많은 승객을 태워 나르는 대형 관광버스를 놓고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형 버스는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40여명이 탑승하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 하면 큰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해진 여행 일정에 맞추려고 과속이나 무리한 운행, 난폭·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버스 교통사고는 2282건이다. 이 중 가을철인 10~11월에 전체의 20.9%가 일어났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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