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정점 지나…멀티전략으로 투자를"

입력 2016-11-06 13:53
고수에게 듣는다 -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대내외 악재로 주식시장 한계
자산 분산시켜 위험 줄여야

메자닌펀드·프리 IPO 주목
다양한 '무기'로 안정성·초과수익 기대


[ 이현진 기자 ] “주식을 사기만 하는 ‘롱온리 전략’은 한 팔, 오르는 주식은 사고 떨어질 주식은 공매도하는 ‘롱쇼트 전략’은 두 팔로 싸우는 것이라면 ‘멀티 전략’은 온몸으로 싸우는 겁니다.”

지난 1월 설립된 씨스퀘어자산운용은 ‘대체투자를 통한 멀티 전략’을 강조하는 신생 운용사다.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사진)가 말하는 대체투자란 기존의 주식형펀드를 대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등 메자닌과 비상장 주식(프리IPO) 등이다. 최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대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과거 기대한 목표수익률을 거두려면 다양한 무기를 들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씨스퀘어자산운용이 출시한 6개 메자닌펀드는 300억원 규모로 대부분 출시 당일 ‘완판(완전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대내외적 악재로 주가?지지부진합니다.

“우선 국내를 보면 코스피지수의 절반 이상이 전통산업인 제조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분야는 최근 몇 년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을 보면 세계 통화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방향성이 명확합니다. 2014년 하반기 ‘테이퍼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양적완화의 정상화가 시작됐습니다. 유럽 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 중국 인민은행 등의 정책여력도 크지 않아 보입니다. 유동성 장세의 정점은 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액티브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저조합니다.

“주가 등락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로만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그렇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풍부했던 유동성도 줄어들고 산업 업황이나 국내 경기체질도 예전과 너무 다릅니다. 이럴 땐 멀티 전략을 사용해 투자자산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멀티 전략이 무엇인가요.

“무기는 다양할수록 좋죠. 보통 주식시장은 유통시장, 메자닌이나 프리IPO시장은 발행시장이라고 정의합니다. 유통시장에만 투자해서는 한계가 뚜렷한 시대입니다. 두 시장을 아우르는 투자로 초과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메자닌은 기본적으로 채권이기 때문에 하방이 막혀 있습니다. 발행 기업이 부도만 나지 않는다면 원금 손실 위험이 없어 지금 같은 시기에 적합합니다. 한편 성장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바이오, 모바일 관련 산업은 대부분 장외에 있습니다. 프리IPO 투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프리IPO나 메자닌펀드 투자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프리IPO는 자금회수(엑시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상장 일정이 잡혀 있다거나 대표주관사 계약이 체결돼 있으면 어느 정도 회수 시기가 가시적이기 때문에 투자할 만합니다. 투자 당시의 밸류에이션도 중요한데요. 생각보다 상장이 늦어지더라도 장외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투자했다면 장외에서 매각할 기회가 있죠. 메자닌펀드는 세후 수익률을 따져봐야 합니다. 수익이 나더라도 종합소득금융과세에 해당하면 실질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메자닌펀드 가운데 세금이 면제되는 공모주투자를 병행하는 상품을 찾으면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멀티 전략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떤 개인이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으로 자산배분을 하더라도 이것이 모두 원화 자산이면 멀티 전략으로는 부족합니다. 달러 자산을 통해 국내 자산을 헤지해주는 게 유리합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