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개 'LED 눈꽃'이 내렸다…백화점은 미리 크리스마스~

입력 2016-11-05 18:01
Life&Style

크리스마스 마케팅 '스타트'

겨울 세일도 잇달아

갤러리아명품관
미국·홍콩 명품 생활용품 파는 크리스마스 선물 매장 열어

롯데백화점
모피 의류 70% 할인 판매…'보석' 골든듀 17일부터 세일


[ 강진규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밤이 되면 9만개의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를 활용해 제작한 26m 길이의 뱀 조형물에 일제히 불이 켜진다.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상징인 세르펜티 라이팅이다. 갤러리아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이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백화점 외관을 새단장하고 다양한 할인행사를 준비했다. 연중 최대 매출을 올리는 겨울철 영업이 시작됐다.


미리 크리스마스…옷 갈아입는 백화점

갤러리아가 설치한 세르펜티 라이팅은 불가리의 상징물인 세르펜티를 테마로 제작했다. 세르펜티는 풍요와 지혜, 영원을 상징하는 뱀이다. 세계에서 세르펜티 라이팅을 설치한 곳은 한국의 갤러리아 명품관을 비롯해 미국 뉴욕, 일본 도쿄 긴자, 중국 상하이 등 여섯 곳에 불과하다. 갤러리아는 이탈리아에서 모든 부품을 수입해 수작업으로 조형물을 제작했다.

갤러리아명품관은 2006년부터 외관 장식에 신경을 써왔다. 테디베어 통나무집(2006년), 테디베어 이글루(2007년), 공주를 짝사랑한 재단사(2008년), 꼬마요정 엘프(2009년), 회전목마(2010년), 파리의 크리스마스(2011년), 스노글로브(2012년), 주얼 트리(2013년), 열쇠 트리(2014년), 불꽃 트리(2015년) 등 매년 다른 콘셉트의 조형물이 외관을 장식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특이한 외관 장식을 보러 백화점에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의 방문이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 외관 장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속 백화점을 꾸몄다. 지난달 28일 본점에 동화 ‘가스파드와 리사’를 테마로 외관을 장식했다. 가스파드와 리사는 프랑스 작가 안 귀트망과 화가 게오르크 할렌슬레벤 부부가 창작한 동화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상상 속 동물 가스파드와 리사가 들려주는 파리지앵의 일상을 색다른 감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롯데는 백화점 전면을 가스파드와 리사,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려진 그림으로 감싸고 LED 조명도 설치했다. 김대환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장은 “크리스마스 단장을 통해 고객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3일 ‘겨울 환상세계’를 테마로 외관을 꾸몄다. 5000여개 눈송이 디자인 LED 조명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동방박사를 아기예수에게 인도하는 별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의 별을 형상화해 타워 최정상부에 빛을 밝힐 계획이다. 롯데월드몰 내부에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겨울의 모습을 표현한 릭 버켈만스 작가의 일러스트 조형물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했다.

“연중 최대 대목 잡아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외관 장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오는 10일 본점 본관 중심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귀한 손님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트리 꼭대기에 별을 단다는 서양의 전통을 따라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본점 본관 외벽 중심에 20m짜리 대형 트리를 설치하고, 트리에 선물상자 등 크리스마스 상징 오브제를 달 예정이다. 또 4분39초 길이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춰 불빛이 시시각각 다른 색을 내도록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순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에 8~10m 크기의 대형 산타클로스 모형을 설치한다. 점별로 고객이 ‘소원편지’를 보낼 수 있는 우체통도 마련할 예정이다.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미리 시작하는 것은 10~12월이 백화점업계 최대 대목이기 때문이다. 겨울철 3개월간의 매출은 백화점 한 해 매출의 30%가 넘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제 사정이 어려워 다른 때는 소비를 하지 않다가도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하기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이 많다”며 “좀 더 빨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냄으로써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릴레이 세일 시작

외관 장식뿐 아니라 본격적인 릴레이 세일도 시작됐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1일부터 크리스마스 기프트 팝업스토어 운영을 시작했다. 테마는 ‘우주에서 온 13명의 로봇 산타’로 정했다. 13명의 로봇 산타는 갤러리아가 아이슬란드 전통설화에 등장하는 13명의 산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패션, 여행, 요리, DIY 등 13개 카테고리별로 담당 산타를 캐릭터로 표현했다. 미국의 모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조너선 애들러의 인테리어 소품,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홍콩의 명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탕탕탕탕의 모노그램 패턴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6일까지 겨울 대표 상품인 모피 할인전을 연다. 정상가 대비 70% 할인 판매하는 행사다. 롯데백화점은 패션브랜드 겐조를 통해 ‘캡슐상품’을 이달 중순 내놓고, 17일부터는 보석브랜드 골든듀의 할인행사를 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3일까지 이어지는 개점 기념행사를 마치는 대로 크리스마스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