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MONEY] 조금 비싸더라도…독성 없는 '안전한 치약' 뜬다

입력 2016-11-04 18:13
수정 2016-11-05 05:18
'가습기 살균제' 치약 논란에 1만원대 천연성분 치약 각광


[ 이동찬 기자 ]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함유된 치약이 적잖은 충격을 줬다. 두 성분의 혼합물인 CMIT/MIT는 1960년대 말 미국 롬앤하스사가 개발한 화학물질이다. 물에 쉽게 녹고 휘발성이 높아 각종 생활화학용품에 사용됐고 살균작용이 있어 보존제 기능도 했다.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피부와 호흡기, 눈에 강한 자극을 주고 폐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991년 CMIT/MIT를 산업용 살충제로 등록, 2등급 흡입독성물질로 지정하되 생산 업체가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한국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한 뒤인 2012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했지만 사용이 전면 금지되지는 않았다. 유럽처럼 의약외품과 화장품 중 물로 씻어낼 수 있는 제품에 15ppm(0.0015%)으로 희석해 사용할 수 있게 했으나 치약은 제외했다.

한국에서 허용된 치약 보존제는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및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세 종류다. CMIT/MIT가 함유된 치약은 0.0022~0.0044ppm 정도로 극히 미미償嗤?허가되지 않은 성분이 들어가 논란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치약을 모두 회수하고 교환 및 환불 처리하게 했으며, 양치한 뒤 물로 입을 헹궈내기 때문에 극소량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했다.

유해 성분에 대한 대중의 불안이 커지면서 천연성분 치약을 구매하거나 직접 치약을 제조해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천연 성분을 고집한 치약은 일반 치약보다 가격이 갑절 이상 비싸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은 치약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가습기 살균제 치약사건 이후 쓰던 치약을 모두 버리고 천연 치약으로 바꿨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당분간 천연성분 치약이 큰 흐름이 될 전망이다.

박 원장은 “치약을 사용하는 목적은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라그를 제거하는 연마제와 형태를 잡아주는 베이스 물질이 있다면 기본적인 치약 효과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와 잇몸에 결정적으로 좋은 것은 치약 성분이 아니라 올바른 양치질과 정기검진”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찬 기자 cks8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