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30분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 파문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대국민사과에 이어 두 번째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사건으로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가족과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면서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없었기에 (최순실에게)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시절 곁을 지켜줘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개인적 인연으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심적인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이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최순실 씨의 부친 최태민 씨와 관련된 루머에 대해서도 개탄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면서 청화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국정과제들이 비리로 낙인 찍히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성장동력 만큼은 꺼뜨리지 말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라고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제 설명이 공정 수사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해 모든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며 기회가 될 때 밝히겠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 돼야 한다"면서 " 국정 혼란과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 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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