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왜 창업이 약한지 아세요?" 서울대 창업 난상토론 열려

입력 2016-11-03 18:15
수정 2016-11-04 17:52


3일 오전 10시 서울대 내 창업자들의 시제품 제작공간 ‘아이디어팩토리'에서 학생과 교수, 창업 전문가 40여명이 모여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서울대 공대는 ‘올바른 창업 프로그램 방향 설정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 토론회는 지난 1일 ‘SNU 학생 창업 심포지엄’에 참석한 140명의 예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창업의 최대 걸림돌로 ‘창업자금 부족'(33%)과 ’창업 아이디어 부족'(29%)를 꼽았다. 서울대가 미국 스탠퍼드대다 중국 베이징대에 비해 창업성과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41%의 학생이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 차이’라는 답을 내놨다. 서울대 내 창업 생태계가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다는 대답도 33%에 달했다. 학생들은 ‘창업공간 증설'(24%)과 ’선배창업가와의 네트워크 구축'(24%)를 서울대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수강 분야 강소기업인 대일특수강의 이의현 대표는 “학교 안에 갖힌 창업 프로그램만으론 성공을 이끌 수 없다”며 “학교의 역할은 학생들과 외부의 다양한 창업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래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학생 창업 성공엔 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학교 차원에서 멘토를 검증해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멘토-학생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편일률적인 창업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커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비트윈'을 개발한 박재욱 VCNC대표는 “누군가에게 배운 스킬로 창업을 하는게 아니다”며 “교육은 기업가정신과 창업 소명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의 방법론이나 사례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창업을 지속하는데 있어선 기업가 정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아이디어팩토리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한 서울대 학생 역시 “서울대의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들이 해외에 비해 많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학생창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이른바 ‘연구실 창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병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기술적 기초가 부족한 학생창업은 성공률이 떨어진다"며 “교수가 보유한 하이테크 기술과 학생의 아이디어 등을 융합한 교수-학생 융합 창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공대는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의 종합해 새로운 창업 프로그램 개설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건우 서울대 공대 학장은 “학생이 중견·대기업 연구소에 취직해 그 안에서 창업을 할 수 있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창업 지원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서울대 내 창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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