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손보, 방카슈랑스 규제적용 '비상'

입력 2016-11-03 18:06
단위조합 판매 90% 넘는데 내년 2월에 유예 끝나 '타격'
판매인 수·점포 밖 영업 규제

"고령 고객 많아 방문영업 필요"


[ 박신영 기자 ] 전국 농·축협 단위조합에 대한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의 보험 판매)룰 적용 유예기간이 내년 2월로 끝나면서 단위조합은 물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진 농·축협에서 점포별 보험판매인 숫자 제한이 없었고 점포 밖 보험영업도 가능했지만 유예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3월부턴 규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농협생명·농협손보는 전국 농·축협 단위조합을 통한 보험판매 비중이 90% 이상에 달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방카슈랑스룰 적용 유예기간을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보험업법에 규정된 방카슈랑스룰은 △은행 등이 보험을 판매할 때 1개 보험사 상품 모집액이 전체 판매의 25%를 초과할 수 없고 △영업점포별 보험판매인은 2인 이하여야 하며 △점포 밖에선 보험영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금융 겸업화 흐름과 소비자 편의 등을 위해 방카슈랑스를 도입했지만 보험설계사 권익 보호와 대형 보험사로의 시장 편중, 불완전퓔?우려 등을 이유로 규제 조항을 두고 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상품을 파는 전국 농·축협 단위조합은 예외 인정 등을 통해 방카슈랑스룰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판매액 25% 규제는 자산이 2조원 이상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규모가 영세한 농·축협 대부분이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는 보험판매인 제한과 점포 밖 영업금지 조항이다. 지금까지 농·축협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2012년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때 기존 공제사업을 보험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조항이 만들어졌다. 공제사업이었을 때는 방카슈랑스룰 적용을 받지 않다가 보험사업으로 법적 성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갑자기 영업에 제한이 생기면 타격이 크다는 점을 배려했다.

그 덕분에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급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농협생명 자산은 2012년 42조2500여억원에서 2015년 57조2000여억원으로 15조원가량 늘었고, 농협손보는 같은 기간 2조6000억원 수준에서 6조8000여억원으로 4조2000억원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룰 적용 유예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다급한 모습이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유예기간을 5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엔 노인 가입자가 많은 만큼 찾아가는 영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위조합도 방카슈랑스 규제를 받게 되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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