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경기교육청-도의회 '갈등'

입력 2016-11-02 18:29
수정 2016-11-03 06:55
[ 윤상연 기자 ] 경기교육청과 경기의회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년 4월부터 예비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도의회는 학교에 남아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존속시켜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3월 말까지 일선 학교를 예비대학 교육과정 운영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예비대학 교육과정 추진을 위해 내년 예산에 고교 교육 정상화사업비 명목으로 61억원을 편성했다. 예비대학 교육과정 운영 장소로 학교 외에 지역 평생학습관, 도서관 등 장소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반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에서 벗어나 참여 대학이 개설한 다양한 강좌를 학생 스스로 선택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서울대, 경기대 등 수도권 90개 대학과 올해 말까지 예비대학 참여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경기대 단국대 등 4개 대학과 첫 협약을 맺었다. 오정호 도교육청 고교교육정상화 담당관은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고 내년 4월부터 도내 전체 고교생 40만여명 중 20%인 8만여명을 대상으로 일선 학교와 지역 평생교육학습관 등을 활용해 예비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조만간 일선 고교 교?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는 전체 도의원 126명 가운데 113명의 서명을 받아 야간자율학습 폐지 반대 조례안 제정에 나서는 등 도교육청의 예비대학 교육과정 운영을 반대하고 나섰다. 다음달 13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도교육청의 업무 추진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조례안을 발의한 안승남 도의원은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는 것은 학교에 남아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도의회의 반대로 일선 학교에서 예비대학을 운영하지 못하면 학교 이외의 장소를 마련해서라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은민 도교육청 부대변인은 “도교육청은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더라도 학교에 남아 공부하려는 학생에게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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