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IB뱅커들 "블랙베리폰, 이젠 안녕"

입력 2016-11-01 19:19
수정 2016-11-02 05:06
여의도 25시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일 오전 11시18분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계 투자은행(IB) 뱅커들은 으레 ‘아이폰 하나, 블랙베리 하나’씩을 들고 다녔다. 애플 아이폰은 일반 통화용으로, 블랙베리폰(사진)은 이메일을 주고받는 용도로 쓰는 게 공식처럼 돼 있었다. 그런데 이들 손에서 블랙베리폰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메일 전용 앱인 GOOD이 블랙베리폰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기 때문이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와 이메일을 송수신하기 위해 굿테크놀러지사가 개발한 앱 GOOD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외국계 뱅커가 늘고 있다.

IB업계에선 통상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니라 이메일로 업무 관련 대화를 주고받는다. 해외 현지와의 시차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보안이 좋고 입력도 쉬운 블랙베리폰으로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해외에서 GOOD 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뱅커들도 GOOD 앱을 속속 깔고 있다”고 말했다.

GOOD 앱은 직관적인 디자인에 보안성을 최대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퓨터 쿼티(QWERTY) 자판을 그대로 옮겨온 돌출형 키보드가 장점이던 블랙베리폰은 점차 일반 스마트폰과 닮아가면서 독특함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애프터서비스(AS)센터까지 최근 문을 닫았다.

한 외국계 뱅커는 “AS를 받기 위해 홍콩 서비스센터까지 폰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폰을 바꿨다”며 “외국계 뱅커들의 상징과도 같은 기기가 사라지고 있어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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