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17년산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35도까지 내린 새 위스키를 내놨다. 최근 주류업계에 불고 있는 순한 술 유행을 쫓으면서도 연산을 표기해 위스키의 정통성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일 서울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신제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W SIGNATURE by WINDSOR)를 공개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윈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스코틀랜드에서 17년 간 숙성된 위스키 원액을 99% 이상 쓰면서 알코올 도수를 35도까지 내린 제품이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스카치 위스키의 정통성을 살리면서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부드러움을 완성한 제품”이라며 “윈저 브랜드의 향후 20년을 가늠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윈저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3명의 세계적 마스터 블렌더(원액 혼합 전문가)가 블렌딩에 참여했다. 맛과 향, 목넘김 등 ‘세 가지 부드 ??rsquo;(Triple Smoothness)을 극대화한 점이 이 술의 특징이라는 게 디아지오코리아의 설명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 제품을 통해 저도수 위스키 시장의 판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30도대 저도수 위스키 판매량은 연초부터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48%가량 증가하며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비중이 31%까지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일반 위스키는 40도대다.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무연산 제품으로 저도수 위스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12월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2강 체제'에 균열을 냈다.
골든블루가 저도수 위스키시장에서 약진하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자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도 각각 ‘윈저더블유레어’(35도)와 ‘에끌라바이임페리얼’(31도) 같은 저도수 제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놨지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는 이 같은 배경에서 한국 소비자 선호도를 보완해 새로 출시한 제품이다.
조 대표는 “전세계 위스키시장 선도업체로서 저도주 등 소비자 니즈(수요)와 함께 ‘고급’, ‘정통’ 이미지를 지닌 위스키 시장의 건전성도 함께 지켜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에서 열려 주목됐다.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윤보선 고택은 문화재청 근대문화재 사적 438호로 정부에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이다. 윤 전 대통령의 장남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고택은 도심 속 아름다운 전원을 소유하고 있어 음악회나 전시회 등 문화예술행사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상업적인 행사에 개방된 것은 드문 경우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의 정통성과 품격을 강조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해 윤 전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수차례 요청한 끝에 섭외했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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