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好실적에 부채비율 910%대까지 떨어져
대규모 항공기 투자 예정… “언제든 다시 1000%대 넘어설 수 있어 자본 확충 필요”
이 기사는 10월27일(04: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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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연내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르면 이달 중 해외에서 3억달러어치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일정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며 “최소한 연말까지는 영구채 발행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있고 일정 주기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대한항공은 자금난에 빠진 자회사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부채비율(별도 기준)이 1100%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지난달 영구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미상환 회사채 중 9400억원어치는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즉시 변제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으로선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와 유가 하락 덕에 올 3분기 428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부채비율이 910%대까지 낮아지자 굳이 영구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부장은 “대한항공은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예상보다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영구채를 매입하는 대가로 연 7% 이상의 금리를 요구해왔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영구채 발행 계획 철회를 부인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실적 변동성이 큰 항공사의 특성상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언제든 다시 1000%대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2018년까지 30여대의 항공기를 구입할 예정이어서 재무 상태가 또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정지은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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