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꿈, 도전 그리고 창조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터뷰
국정교과서 흔들림 없이 추진
역사교육 통째 바꾸는 것 아냐
민주화·산업화, 균형 있게 다룰 것
인재포럼에 거는 기대 더 커졌다
미래사회는 수많은 직업 사라져
꿈·도전·창조란 주제 시의적절
[ 박동휘/임기훈 기자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매일 열리는 국무총리 주재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정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장관은 현 시국과 관련, “올바른교과서(국정교과서) 등 교육 현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개혁이야말로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커질 듯합니다.
“명칭부터 바꿔야 해요. ‘올바른교과서’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국정’이란 표현은 정부가 교과서를 제작한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어요. 논란이 있다는 점도 압니다. 막연한 거부감 때문인 듯한데 결과가 나오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무엇이 바뀌나요.
“이 부분도 오해가 있는데 올바른교과서가 그간의 역사교육을 통째로 바꾸는 건 아니에요. 지나친 이념 편향을 바로잡자는 취지죠. 가장 큰 변화는 민주화와 산업화의 비중을 균형 있게 다룬다는 겁니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이 소홀히 다뤄진 측면이 있어요.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할 겁니다. 중립적인 시각을 담았다고 봐주면 좋겠습니다.”
▷부실 집필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검정교과서 집필진이 보통 7~8명인데 이번 올바른교과서 집필진은 46명에 달합니다. 역사학자만 있는 게 아니라 경제사를 전공한 경제학자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죠. 현장검토본 전체를 이달 말께 인터넷으로 일반에 공개할 겁니다. 이후 내년 1~2월 두 달가량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본을 제작할 계획이에요. 과거 어떤 역사교과서보다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최순실 씨 딸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여부를 조사 중인데요.
“특별감사를 시작했으니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겁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1주일간의 서면 조사를 통해 밝혀낸 여러 의문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특감을 앞당겼습니다.”
▷대학이 위태롭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총장들을 릴레이 형식으로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가장 큰 관심사가 등록금 동결이었어요. 벌써 7~8년째니까 교육의 질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거죠. 물론 국가에서 瑩?지원을 더 해 주면 좋겠습니다만, 대학 스스로 몸집을 줄이고 강점 있는 부분을 키워나가는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 해요. 대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자율성이라는 얘기입니다.”
▷일률적인 정원 감축에 대한 불만도 있는데요.
“지역균형 발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마당에 명문 사립대라고 해서 정원을 늘려주면 지역(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정원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지방대학 육성은 놓쳐선 안 될 정책 목표예요. 제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예전엔 지역 인재들이 지역 대학에 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붕괴된 게 문제죠.”
▷국립대 숫자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금 국립대가 41곳인데 규모가 천차만별이에요. 일각에서 국립대 통합을 얘기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다만 지역 인재를 흡수할 거점대학을 육성하려면 뭔가 개선이 시급한 건 사실이죠. 각 대학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주변에 있는 국립대끼리 분야별 정원 조정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별로 특화 분야를 정하는 방식도 가능할 겁니다.”
▷교육부 역할은 무엇인가요.
“지역 국립대 총장들이 협의해 정해야지 교육부가 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는 어려운 일이에요. 대학들이 좋은 안을 가져오면 교육부가 검토한 뒤 발전적이라고 판단되면 행·재정적 지원을 해 줄 예정입니다. 관(官)에서 획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민(民)을 끌고 나가려고 하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어요. 뭐든지 자발적으로 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겁니다.”
▷올해 인재포럼이 11회를 맞았습니다.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의 주제가 ‘꿈, 도전, 그리고 창조’입니다. 시의적절한 주제입니다. 많은 미래학자는 지능정보사회의 도래로 전통적으로 인간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다양한 지식을 연결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죠.”
▷교육개혁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정부는 학벌이 아니라 개인의 다양한 능력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능력중심 사회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부 잘하는 인재만이 성공한다는 방정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 교육개혁의 목표입니다.”
▷취임 후 약 7개월이 지났습니다.
“교육정책은 지속성이 생명이에요. 특성화고 육성도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나온 걸 현 정부에서 승계해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전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도 마찬가지여야 해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다음 정부의 성격과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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