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기업, 인·재·경·영으로 미래 대비한다

입력 2016-10-31 16:54
다양한 직원 개발 프로그램 운영

삼성, 해외시장 전문가 양성 주력
현대차, 도전·소통·협력 최우선
SK, 스펙 항목 없앤 열린 채용


[ 강현우 기자 ] ‘기업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몇 명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부터 임직원 수만명에 이르는 대기업까지,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얘기한다. 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 놓았다 해도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경영진의 임무 역시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미래에도 기업을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스펙 대신 능력으로 채용

주요 그룹은 임직원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신입·경력자 모두 입사하면 ‘그룹입문 교육’을 거쳐야 한다. ‘현지화된 삼성맨’을 양성하기 위한 해외 지역전문가 제도를 1990년부터 도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재육성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존중, 글로벌 지향 등을 5대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SK그룹은 인재 채용에서 스펙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입사 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대폭 삭제했다. 과도한 스펙 쌓기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무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LG그룹은 올해 그룹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완전히 바꿨다. 회사 생활에서 꼭 알아야 하는 일반 이론 강의를 최소화하고 애사심을 고취시키는 육체적 활동이나 단체활동도 없었다. 대신 프로그램의 40%를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창의적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기업문화 혁신도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건설 초기였던 1969년 1월 인재 양성을 위한 제철연수원을 만들었다. 자원 기술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포스코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인재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전문지식을 갖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2년간 유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GS그룹은 계열사별로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하는 한편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보람의 터전’이 되기 위해 인재경영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종합에너지서비스 리더’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기본 자산을 인재라고 여기고 있다. GS건설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 신입사원 64명 전원을 입사하美뗌?해외 현장에 배치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10월9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젊고 미래지향적인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안식월, 유연근무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직급 승진시 1개월의 안식월을 주는 제도를 전 계열사에서 동시에 시행하는 것은 국내 10대 그룹 중 한화가 처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재 육성을 미래 성장엔진을 구축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 유수 대학 MBA 프로그램에 자체 선발한 핵심인재를 보내 교육하고 있으며 지역전문가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 위한 전문가 양성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기업은 곧 인간’이라는 창업 이념에 따라 직원 개개인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제도, 멘토링제도,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 및 국내외 유수대학 MBA 제도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해 회사 성장의 근간이자 미래 주역으로서의 교육·양성에 힘쓰고 있다.

효성은 글로벌 핵심 인재를 키우는 ‘백년대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효성인재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력개발원은 ‘인재 육성’이 핵심이라는 회사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글로벌 초일류 효성’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인재 육성시스템이다.

LS그룹은 미국, 중국, 유럽, 중앙아시아 등으로 사업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마다 생산, 연구, 판매법인 등을 마련하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S전선, LS산전, LS니꼬동제련, LS엠트론 등 주요 계열사는 영어·중국어 인텐시브 과정, 법인장·주재원 역량 향상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라는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 1978년 ‘두산연강재단’을 설립했다. 두산연강재단은 출범 이후 장학사업, 학술연구비 지원, 교사해외학술시찰, 도서 보내기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여성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것을 강조해 온 이웅열 회장의 의지에 따라 여성 능력 개발을 위한 제도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07년 도입한 여성멘토링 제도는 과장 이상의 여성관리자가 여직원들의 고민과 업무에 대해 조언해 주는 제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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