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재수사 착수로 열흘도 남지 않은 미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클린턴 우위 구도의 현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바뀌는 형국이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추적 여론조사(10월 25∼28일·1천160명)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46%대 45%로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자유당의 게리 존슨과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 2%였으며 이 두 사람을 제외한 양자대결에서는 49%대 46%로 클린턴이 트럼프에 3%포인트 앞섰다.
이 두 매체의 추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불과 1주일 전 12%포인트(클린턴 50%, 트럼프 38%)까지 벌어졌던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전날 2%포인트(47%대 45%)까지 줄어들었으며 FBI의 재수사를 계기로 한층 더 좁혀졌다.
이번 최신 조사는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가 반영된 것으로, FBI 재수사가 실질적으로 막판 대선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응답자의 34%는 FBI 재수사 때문에 클린턴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약해졌다고 답변했다.
다만 당선 가능성은 클린턴이 60%로, 29%에 그친 트럼프에 여전히 월등하게 앞섰다.
제임스 코 ?FBI 국장은 앞서 지난 28일 미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당초 이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이메일 중에서 수사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사설 계정으로 주고받은 이메일 중에 추가로 기밀이 포함된 것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최근 한 때 확실했던 클린턴의 우위가 약화하면서 경쟁이 팽팽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의 경우,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25∼26일·779명) 양자 대결에서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6%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존슨과 스타인을 포함한 4자 대결에서는 클린턴이 45%로 트럼프(44%)를 불과 1%포인트 앞섰다.
시에나대학과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25∼27일·815명)에서는 4자 대결에서 트럼프가 46%로, 클린턴(42%)보다 4%포인트 우세했다.
양자 대결에서도 트럼프가 48%로 클린턴(45%)을 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다만,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여전히 클린턴이 선두에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NBC-WSJ-마리스트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50%로, 트럼프(41%)를 9%포인트 앞섰다.
CBS뉴스와 유고브가 지난 26일부터 FBI의 재수사 사실이 알려진 28일까지 투표 의향이 있는 99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48%로, 트럼프(45%)를 오차범위(±4.1%포인트) 안에서 눌렀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클린턴이 더욱 멀찌감치 트럼프를 앞서가고 있다.
CBS/유고브 조사에서는 클린턴 48%, 트럼프 40%, 뮬런버그 대학/앨런타운 모닝콜 여론조사(20∼26일)에서는 클린턴 46%, 트럼프 41%로 격차가 5∼8%포인트로 벌어졌다.
CBS/유고브 조사에서는 콜로라도에서도 클린턴(42%)이 오차범위(±4.1%포인트) 안에서 트럼프(39%)를 앞섰다.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가 44%로 클린턴(42%) 보다 2%포인트 우세했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로 불리는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도 클린턴의 압도적인 우세가 다소 축소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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