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표 지니고 다닌 '검투사' 최재경, 최순실·우병우 의혹 수습 '소방수'로
배성례 홍보수석
KBS·SBS서 26년 방송기자…남북 월드컵 중계협상 주도
[ 박한신 / 장진모 기자 ] 최순실 씨(60) 사태 수습을 위해 30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기용된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에 대해 법조계는 “구원투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했다. 최 신임 수석은 청와대 내의 무너진 기강을 확립하고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을 통솔하는 업무를 가장 공정하게 처리할 만한 인물로 꼽힌다. 검사 시절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를 할 때면 사표를 안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이런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게 개인적으로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위험을 피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수석 자리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17기 선두주자였다. 검찰 재직 때 뛰어난 수사능력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유명했다. 겸손하고 청렴 강직한 성품으로 조직 안팎의 두터운 신망도 얻었다. 특히 현역 시절 검찰 내 최고의 ‘칼잡이’로 통했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거쳐 중수부장이 된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이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특수검사’라는 평도 들었다.
대검 중수1과장 때 현대·기아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산 론스타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제이유그룹 정관계 로비 사건과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연루된 도곡동 땅 차명 보유 및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내며 세종증권 매각 비리를 수사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시켰다.
대검 중수부장으로 일할 때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중수부 폐지 방안에 반대하며 이른바 ‘검란 사태’의 중심에 서는 등 ‘강골’ 이미지도 있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다.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과는 사촌지간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신이 뚜렷하다”며 “한 전 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지휘방침에 대해 쓴소리를 해 대검 중수부장에서 전주지검장으로 좌천되는 일도 겪었다”고 전했다.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세월호 사건을 일으킨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 실패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검찰 퇴직 이후에는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고 법무연수원 석좌교수로 일했다.
배성례 신임 홍보수석은 방송에 26년 동안 몸담은 언론인 출신이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의 인연으로 2012년 국회 대변인에 발탁돼 2년간 활동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경기 김포에 출마하려고 사표를 내고 새누리당 조직위원장에 공모했다가 포기했다. 1984년 KBS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SBS 개국에 맞춰 회사를 옮겨 2009년까지 심의팀장, 홍보팀장, 라디오총괄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SBS 남북교류협력단장을 맡았을 때 북한을 방문해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제공 협상을 이끌었다. 기자 생활을 끝내고 나서는 서울예술대 방송영상과 교수로 일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차분한 스타일로, 강단 있게 업무처리를 한다는 평을 받는다.
박한신/장진모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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