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시진핑에 '핵심' 지위 부여…'1인 지배 체제' 시동

입력 2016-10-28 02:22
6중전회 폐막…사라졌던 '핵심' 용어 부활

내년 상무위원 5명 교체 때 측근 기용 가능성
2연임 관행 깨고 장기집권체제 구축 관측도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사진)에게 ‘핵심(核心)’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 시절 사라졌던 단어가 시 주석 집권 4년 만에 부활했다. 중국 공산당이 최고 지도부 개편이 이뤄지는 내년 하반기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1인 지배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中공산당, 강한 지도자 중요성 부각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이날 폐막한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공보에서 “18차 당대회 이래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솔선수범하며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결연히 추진하면서 부패 척결, 당내 정치생활 정화 등을 통해 당심과 민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어 “당의 영도를 견지하려면 당 중앙의 집중된 통일적 영도가 우선돼야 한다”며 “한 물? 한 정당에서 영도 핵심은 지극히 중요하다”고 핵심 지도자의 필요성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중국 공산당이 공식 문서에서 시 주석을 ‘핵심’이라고 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공산당은 7~9명으로 구성된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실권을 쥐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 시절만 해도 상무위원 ‘동급자 중 1인자’인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를 지칭할 때 핵심이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

하지만 2003년 집권한 후진타오 전 주석에게는 이 같은 표현을 쓰지 않았다.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후 전 주석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핵심이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후진타오 시대에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장 전 주석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의 핵심은 여전히 장쩌민’이라는 의미였다. 당시 장 전 주석은 후 전 주석에게 국가주석 자리를 넘겨주면서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는 유지하면서 막후에서 실권을 행사했다.

◆시진핑 막강한 권력 다시 입증

중국 공산당이 이번 18기 6중전회에서 다시 핵심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시 주석이 당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2013년 집권한 시 주석은 4년 남짓 되는 기간에 ‘부패척결’을 내세워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자신의 정적을 하나둘 제거해나갔다. 이 때문에 서구 언론은 시 주석에 대해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란 평가를 내렸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간 권력 분점과 집단 토론을 통한 중요 의사결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문화대혁명을 통해 마오쩌둥 1인 지배체제가 어떤 폐해를 가져오는지를 뼈저리게 체험한 이후 생겨난 제도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에 대해 핵심이란 칭호를 사용한 것이 곧 ‘시진핑 1인 지배체제’의 확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집단지도체제가 시작된 장쩌민 시절에도 핵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1인 지배체제라고 얘기하려면 상무위원 간 권력 분점과 집단 의사결정이 무력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도 공보에서 “집체영도를 견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시 주석이 내년 하반기 19차 당대회 때 교체되는 5명의 상무위원 후임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심음으로써 사실상 1인 지배체제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자신의 2기 임기가 끝나는 2022년에 ‘2연임’이란 관행을 깨고 공산당 당 총서기직을 유지하면서 장기 집권체제를 구축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 경 스 탁 론 1 6 4 4 - 0 9 4 0]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