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 하루 10분 듣는 마음의 소리…진정한 행복은 여기서 오죠

입력 2016-10-27 17:27
박혜경 < 무안공공도서관 관장 >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란 질문에 자신있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설사 지금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지라도 그 행복이 영원할 수 있을까?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이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할 때가 많다. 자식이 성적표를 잘 받아왔을 때, 남편이 승진했을 때 등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단편적 행복을 떠올린다. 그래서 ‘행복할 거리가 있어야 행복하지’란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이란 이렇듯 외부 요인에 의해 주어지는 행복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내면에서 느끼는 흔들림 없는 고요한 마음, 평온한 마음이 아닐까.

《심연》은 하루 10분을 투자해 나를 깨우고, 깊은 생각을 이끄는 수련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이끌어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다. 저자인 배철현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 고전문헌학을 전幣?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부터 서울대 인문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요즘 현대인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자신에 대한 외부의 평가나 지식과 정보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여정 가운데 잠시 멈춰 서서,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교하게 헤아리는 훈련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독과 관조, 자각, 용기로 이어지는 자기 성찰의 4단계를 제시한다. 성찰한다는 것은 홀로 고요하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는 “고독이란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불안해하는 외로움의 상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또 자기 자신을 ‘고독’하게 만든 뒤 자신을 돌아보는 ‘관조’의 시간을 거치고 나면, 자신의 약점과 열등감 등이 보이기 시작하는 ‘자각’의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고 나면 자신의 성장을 방해하고 얽어매고 있는 것이 과거의 구태의연한 나임을 깨닫게 되고, 인생에서 자신만의 임무를 발견하면서 비로소 나다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전한다. 저자는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임무를 찾아냈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몰입하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우리에게 인내를 선물하며 그 인내는 내가 몰입한 임무를 더 깊이 사랑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후회 없는 오늘을 살기 위한 ‘나를 바라보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깨닫고, 나다운 삶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 종교학, 문학, 예술 등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을 벗삼아 《심연》의 한 대목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자조해보는 건 어떨까. (배철현 지음, 21세기북스, 316쪽, 1만7000원)

박혜경 < 무안공공도서관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