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 GS건설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강남구청과 공동으로 화재대피공간이 없는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화장실을 화재대피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설치되는 화장실 화재대피공간은 수막형성 방화문, 급기가압 시스템 및 내부 작동 스위치로 구성돼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재실자는 최우선적으로 세대 현관문을 통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상황에 처하면 화장실로 대피해 비상스위치를 작동시키면 화장실 문 위에 달린 살수 설비에서 물이 쏟아져 화장실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급기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어 연기의 침입을 차단함으로써 화재로부터 인명을 보호하는 대피공간의 기능을 갖게 된다.
GS건설은 시범사업을 위해 강남구청의 협조를 받아 1984년 지어진 청담동 진흥아파트 10세대에 ‘화장실 대피공간 설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경로당 화장실 2곳에 시험시공을 완료한 상태이다.
GS건설은 내 달 초 진흥아파트 경로당에 견본으로 설치된 화장실 대피공간을 주민들에게 공개하여 수막시설과 급기설비의 작동 성능을 시연할 계획이며, 설치를 희망하는 8세대를 대 瓚막?무료로 시공할 계획이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1992년10월 이전에 허가를 받은 아파트는 당시 관련 규정이 없어 경량칸막이, 대피공간, 하향식 피난구와 같은 화재 대피 시설이 없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강남구내 20가구 이상 아파트 12만 2038가구 가운데 57%에 달하는 6만 9379가구가 피난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후 아파트의 화재 안전관리 대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도 전무해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구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다각적인 대책마련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GS건설, 건설연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노후 아파트에 별도의 방화문이 딸린 2~3평 규모의 대피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공간확보와 높은 공사비용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화장실을 화재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는 본 기술은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는다”며 “이번 시범 사업을 계기로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안전 사각지대를 줄여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화장실 등 거주공간을 재실자들의 대피공간으로 활용하여 인명피해를 방지하는 본 기술은 건설연에서 국토교통부 ‘초고층 빌딩 시공기술연구단’의 ‘초고층 빌딩 화재안전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GS건설은 2015년 ‘화장실 대피공간 활용기술’을 건설연으로부터 이전 받아 실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GS건설 용인기술연구소에 테스트 공간을 구축해 실제 기능을 검증했다.
GS건설은 현재 건설연과 공동으로 건설신기술 인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으며, 곧 신기술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이 기술이 대피공간으로 인정될 경우, GS건설이 시공하는 신규 아파트에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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