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격 개헌카드 꺼내
-“오늘부터 개헌실무 준비하겠다” “국회도 헌법개정 특위 구성해 논의해달라”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헌법 이제 몸이 맞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대해 “지금 개헌을 하면 경제를 어떻게 살리느냐(지난 4월 26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간담회)”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오다가 개헌카드를 전격 꺼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저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이 더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냘?논의 자체를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려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고심 끝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개헌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과 지금은 사회 환경 자체도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로 인해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며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 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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