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찬물…상승률 0.9→0.1%로 '뚝', 청약은 펄펄…446가구에 13만명 몰려

입력 2016-10-23 18:46
수정 2016-10-24 05:11
잠실주공5, 호가 6천만원 내려
마포·성동구도 거래 급감

부산 296 대 1…신촌 74 대 1
분양 아파트엔 투자자 북적


[ 문혜정/설지연/조수영 기자 ]
기존 주택 시장과 분양시장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기존 아파트 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 움직임이 뚜렷하다. 반면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주요 지역 분양시장은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데 이어 집값 급등지역에 대해 규제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강남지역뿐만 아니라 마포·성동구 등 주요 강북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관망세 짙어진 서울 주택시장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열기를 주도해온 강남구 개포동과 서초구 잠원동, 송파구 잠실동 등은 정부의 규제 방안 검토 소식에 일제히 ‘거래 휴지기’에 들어갔다.

개포동에선 가격을 낮춘 매물이 대거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뚝 끊겼다. 윤한석 개포공인 대표는 “(공인중개사) 우리끼리는 시장이 거의 반은 죽었다고 말한다”며 “가격이 단기간에 워낙 많이 올라 집주인들 사이에선 빨리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10억7000만원에 매매된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1㎡는 이달 초 10억4000만원 선에 급매물이 나오더니 지난주엔 10억2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왔다.

7억9000만~8억원 선까지 올랐던 강동구의 둔촌주공1단지 전용 50㎡는 지난주부터 500만~1500만원 떨어졌지만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잠원동 한신4지구 일대에서도 매매가 거의 사라졌다.

송파구 잠실동은 일부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이 집단 야유회를 갈 정도로 거래가 안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1주일 전만 해도 15억5000만원 안팎까지 시세가 올랐지만 며칠 새 14억9000만~15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고 6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마포·성동·성북구 등 강북 도심권 인기 지역 거래시장도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집값 상승률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평균 가격상승률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 매주 0.5~0.9%를 기록했지만, 10월 둘째주 0.42%, 지난주 0.1%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는 일반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주간 상승률도 둘째주 0.28%로 올 들어 정점을 찍은 뒤 지난주 0.27%로 소폭 낮아졌다.

○분양시장은 1순위 마감 행진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수도권과 부산의 새 아파트 청약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서울 마포구 ‘신촌숲 아이파크’(74.9 대 1)와 경기 화성 ‘동탄 더샵 레이크에듀타운’(46.6 대 1)이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분양을 끝냈다. 경기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인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2차’,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2차’ 등도 1순위 해당 지역에서 전 주택 청약을 마감했다. 부산 동래구에서는 ‘부산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가 446가구 모집에 13만2000여명(1순위)이 몰려 올 들어 전국 3위의 분양 성적을 냈다.

지난 주말 주요 모델하우스에도 인파가 몰렸다. 한미글로벌이 서울 서초구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복합단지 ‘방배마에스트로’의 모델하우스에는 젊은 실수요층과 임대 소득을 염두에 둔 중장년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떴다방’(이동식 불법 중개소)도 대거 등장해 “당첨되면 분양권에 프리미엄을 잘 붙여 팔아주겠다”는 말을 건넸다. 경기 안산에선 ‘그랑시티자이 1차’(4293가구)가 분양된 지 2주 만에 대단지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4030가구)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지만 4만여명의 예비청약자가 몰렸다.

문혜정/설지연/조수영/홍선표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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