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의도적인 중독" 발끈
[ 고기완 기자 ]
지난 7월 재개관한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담배 피우는 침팬지’가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국제동물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이 침팬지의 이름은 ‘진달래(Azalea)’다. 사람 나이로 치면 19살인 암컷 침팬지는 하루에 한 갑 가량 담배를 피운다. 북한 사람들은 이 침팬지를 ‘달래’라고 부른다.
이 침팬지는 사육사가 준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방법을 습득했다. 지능이 있는 이 침팬지는 라이터가 없을 땐 누군가가 던져 준 담배꽁초의 불을 자기 담배에 붙여 피우기도 한다. 달래는 일종의 뻐꿈담배 피기를 한다. 사람들처럼 연기를 안으로 들인 뒤 내뿜는 식으로 피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장면은 최근 이 동물원을 관람한 AP통신 기자에 의해 외부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동물원에 놀러온 평양 주민들은 담배피는 달래를 보고 신기해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고 썼다. 이 침팬지는 사육사로부터 배운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춤도 췄다고 전했다.
달래를 취재한 웡메이이 기자는 “관람객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침팬지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기사가 나가자 미국 동물 애호 단체인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잉그리드 뉴커크 PETA 대표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침팬지가 담배에 중독되도록 의도한 것이 얼마나 잔인한가”라면서 “동물을 착취하는 동물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우리가 왜 야생동물을 동물원 우리에 가둬야 하느냐는 큰 질문을 던진다”고 주장했다.
이 동물원은 현대식 시설을 갖춘 레저 센터를 세운다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새단장을 마치고 2년전 재개장한 상태다. 평양 중앙동물원은 1959년에 지어졌다. 북한은 평양에도 우수한 동물원이 있다고 외부에 선전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 윤형준 한경경제교육연구소인턴 junjun0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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