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10%가 관광…타격 불가피
[ 임근호 기자 ]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서거 이후 태국 전역이 애도 분위기에 빠지면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2.8% 성장하며 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태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국왕이 서거한 지난 13일 “1년간 국가 애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무원은 1년간 검은 옷을 입고 국상을 치러야 한다. 30일 동안 태국 전역에서 축제나 오락이 금지된다.
콘서트와 축제는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18일 열릴 예정이던 영국 가수 모리세이의 방콕 콘서트, 26일 스콜피언스 50주년 기념 공연 등은 표가 매진됐지만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4~13일로 계획된 ‘제14회 방콕세계영화제’는 내년 1월로 미뤄졌다. 매년 11월 열리는 태국 전통축제 러이끄라통과 물소경주대회는 취소됐다. WSJ는 “일부 영화관과 술집이 문을 닫았고 TV 방송에선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태국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태국인이 지갑을 닫고 추모를 위해 결근을 자주 하면서 기업 매출이 줄고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조업 경기의 활력을 보여주는 닛케이태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미 지난달 48.85로 떨어져 경고음을 내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관광업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WSJ는 “축제가 취소되고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서 태국을 찾는 관광객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일부 외신의 태국 관련 부정적 보도가 차단되는 사례도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에는 위성방송사업자 트루비전이 BBC와 알자지라 방송을 상시 감시하면서 태국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면 송출을 차단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돌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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