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벨상은 기다림의 결실…10~20년 연구 몰입 도왔다"

입력 2016-10-16 18:46
'미래의 대학 방향 …' 머리 맞댄 동아시아 대학 총장들

중국 선전에 대학·첨단기업 몰려
일본 대학들, 연구기관 분교 유치
산학협력이 새로운 혁신 이끌어


[ 황정환 기자 ] “연구자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한 문제에 10~20년 이상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이 사회에 구축돼야 합니다.”

올해 노벨생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도쿄공업대의 미시마 요시나오 총장은 지난 15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주최로 열린 동아시아연구중심대학협의회(AEARU) 참석차 방한한 미시마 총장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현실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만 집착해선 사고의 패러다임을 흔드는 혁신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협의회는 동아시아 지역의 선도적인 연구중심대학 간 상호 협력 촉진을 위해 1996년 설립된 대학 총장 회의다. 베이징대 도쿄대 서울대 국립대만대 홍콩과학기술대 등 5개국 18개 대학이 회원으로, 올해부터 2년간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17명의 동아시아 대학 총장·부총장들은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부문 간 경瘟?무너지고 있는 만큼 대학과 산업현장도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든 운 홍콩과기대 부총장은 “10년 전까진 대부분 금융업으로 진출하던 홍콩 학생들이 이제는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선전의 하이테크기업에 입사하고 있다”며 “텐센트 BYD 화웨이 등 첨단 기업들이 대학들이 가까이 있는 선전에 몰려왔고 산학협력이 새로운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밴튼 일본 쓰쿠바대 부총장 역시 “쓰쿠바대는 일본 정부와 산업계로부터 전문가 50여명을 초빙교수로 임명하고 세계적인 연구기관 분교를 캠퍼스 내에 유치해 교육·연구의 경계를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대학들은 각국 대학 간 협력의 폭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하네다 마사시 일본 도쿄대 수석부총장은 “동아시아를 휩쓰는 전염병이나 얼마 전 한국에서도 발생한 지진과 같은 문제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시설까지 공유하는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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