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통화"…이놈들연구소, 시곗줄 '대박'

입력 2016-10-13 19:03
킥스타터서 147만弗 투자 유치…목표금액의 약 30배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도 "협업하자" 러브콜 잇따라


[ 이우상 기자 ]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약 두 달 만에 제품 양산에 필요한 초기 목표금액의 30배가량에 이르는 돈을 끌어모았다.

스마트시곗줄을 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킥스타터를 통해 지난 8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147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13일 밝혔다. 목표 금액인 5만달러의 약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지금까지 킥스타터에서 모금한 아이디어 중 상위 0.03%에 해당한다. 투자총액으론 107위에 해당한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사진)는 “12월8일을 기한으로 최근 미국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인디고고를 통해 제2차 크라우드펀딩에 나섰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킥스타터 모금 완료 후에도 제품 출시에 앞서 ‘시그널(스마트시곗줄의 제품명)’을 써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 인디고고에서 2차 펀딩을 연이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원금(투자금)에 힘입어 내년 2월까지 제품을 양산한 뒤 후원자에게 시그널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투자 목적에 따라 지분투자, 상품 개발 등의 후원, 자선활동 등으로 나뉜다. 이놈들연구소가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은 상품 개발을 위한 것이다. 투자금(후원금)을 모아 제품을 양산한 뒤 시장 출시에 앞서 투자자에게 제품을 보내준다.

이놈들연구소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벤처기업이다.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시그널을 차고 있으면 손끝을 귓가에 가져다대는 것만으로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셋 없이도 간편하게 통화가 가능할 뿐 아니라 각종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만보기 기능 등 웬만한 스마트워치 역할을 한다. 이놈들연구소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CES)에 참가한 데 이어 9월에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여해 시그널을 국제 무대에 알렸다.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도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위스 시계의 생명인 ‘무브먼트’가 들어가는 본체는 그대로 두고 시곗줄만 시그널로 바꾸면 명품시계도 스마트워치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은 투자한 사람이 제품을 전달받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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