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9.4%를 기록했다. 9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올 들어 지난 2~5월에 이어 다시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실업률도 11년 만에 가장 높은 3.6%였다. 한마디로 ‘고용빙하기’다. 정치권은 고용정책 실패라며 정부 공격재료로 삼고,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 부진과 파업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정부나 모두 틀렸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사실을 망각하니 자꾸 엉뚱한 소리들만 해댄다. 고용정책이란 게 태반은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일자리가 지속가능하고 좋은 일자리일 리 만무하다. 또 구조조정 때문에 제조업이 부진하다는 주장도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부진한 분야가 있으니 구조조정을 해야 경쟁력이 회복된다. 게다가 강성 귀족노조들은 파업을 밥먹듯 하고 정치권은 기업규제와 법인세 인상이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밀어붙인다. 어떤 기업이 투자, 다시 말해 일자리를 만들겠나.
고용빙하기는 이제 시작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지난 5~6년간 일관되게 좋은 일자리는 틀어막고 허드레 일자리를 보호·유지·권장하는 정책을 펴온 결과다. 동반성장, 골목상권 보호, 전통시장 육성, 중소기업 적합업종, 경제민주화 등에 주력하는 동안 생산성 낮은 분야는 온존하고 혁신과 창조적 파괴는 원천봉쇄됐다. 게다가 정치권은 60세 정년을 의무화하면서 청년고용을 위한 임금피크제는 임의로 방치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청년실업 사태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표와 청년 일자리를 맞바꿨다. 청년들이 가고 싶은 좋은 일자리는 사라진 게 아니라 집요하게 파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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