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이복수 루미컴 대표가 깜박임이 없는 ‘플리커 프리’ LED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루미컴은 조명과 TV, 셋톱박스에 쓰는 ‘IR리시버(적외선 수신장치)’를 생산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2010년부터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침식하면서 80억원이 넘던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다.
이복수 루미컴 대표는 부품 대신 완제품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IR리시버가 장착되는 제품이면서 중소기업이 해볼 만한 유기발광다이오드(LED)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대표는 “세계 LED조명 업계의 트렌드에 맞춰 깜박임이 없는 ‘플리커 프리’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깜박임 없는 2㎝ 두께 LED등
일반 LED등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깜박임(플리커)이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LED를 비춰보면 깜박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깜박임이 눈의 피로와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계 보고가 접수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깜박임 없는 플리커 프리 제품만 팔도록 규제하고 있다.
루미컴은 지난해 8월 플리커 프리 LED를 개발했다. LED로 들어가는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개선한 결과다. 이 대표는 “플리커 프리 LED 제품의 가격을 확 낮춰 깜박임이 있던 기존 제품 가격에 맞췄다”며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인 만큼 많은 고객이 깜박임이 없는 루미컴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루미컴은 LED등의 두께까지 줄였다. 이전까지는 실내조명으로 LED등을 사용하려면 5㎝가 넘는 두께를 감추기 위해 벽에 홈(타공)을 파야 했다. 루미컴 제품은 두께를 2㎝ 이하로 줄여 타공 없이 시공이 가능하다. 루미컴 본사가 있는 전북 전주시의 아파트 대부분은 물론 전북경찰청, 강원 횡성초교에도 루미컴의 제품이 들어간다. 기존 형광등 대비 전기료를 60% 절약할 수 있어 고효율 인증도 받았다. 경쟁사 제품보다 20%포인트 전기를 덜 소모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출시한 LED 제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LED 매출이 60억원까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애플·샤오미에도 납품 준비
루미컴은 내년 상반기 ‘스마트 감성조명’ 설치를 목표로 원광대와 협의를 하고 있다. 스마트 감성조명이란 쉬는 시간이나 수업 내용에 따라 조명의 색과 온도가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6000K(캘빈)의 조명 아래에서는 집중력이 높아져 수학이나 공학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고 3000K 조명에서는 감수성이 향상돼 음악·미술 등을 수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4000K의 빛은 환자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돼 대형 병원에 설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루미컴은 최근 특허 등록을 마친 센서를 샤오미와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워치에 납품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맥박 센서에 산소포화도 센서와 이산화탄소 센서 기능을 함께 넣은 소형 센서다. 산소 농도가 낮아지거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질식 위험성이 커지면 스마트워치 착용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새끼손톱보다 작은 크기지만 세계에서 이 센서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오스람밖에 없다”며 “루미컴이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 납품이 확정되면 적지 않은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주=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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