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기업가의 재단 설립은 일종의 ‘사회적 기부’다. 기업가가 믿고 있는 신념을 재단 설립을 통해 실현하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을 하는 것이다. 과거 기부가 수해 지원금처럼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이 대신 하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국가적 아젠다를 설정하고 인재를 키우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지난 3월 세운 ‘아시아발전재단’은 그가 오래전부터 꿈꿔온 아시아 역내 교류 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김 회장은 국내를 넘어 베트남 등 동남아에 진출해 밀폐용기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해외로 나가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 간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 회장은 이 재단을 위해 올해만 2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내년에는 50억원, 향후 500억원으로 출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시아발전재단은 김 회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고 조남철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을 상임이사로 세웠다.
‘아시아 경제사회 정책 포럼’ 등 아시아 각국의 경제 사회 역사 문화 전문가들이 만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또 국내 다문화 가정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장학 사업도 벌인다.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이 무상으로 법률 자문 ?해주기로 했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세운 ‘카오스재단’은 국내에서 과학을 대중화하는 게 목표다. 대학(서울대) 때 천문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동문들과 과학을 주제로 토론하던 중 지식 콘서트를 기획했다. 재단 설립 이전에 이미 여섯 번의 지식 콘서트를 열었고 과학 대중서를 출간했다. 체계적으로 이런 활동을 지원해 보자는 생각에 2014년 11월 재단을 설립했다. 카오스재단 과학 위원회에서 올해의 과학 키워드를 정해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올해 상반기에는 뇌, 하반기에는 지구를 주제어로 정했다. 이 회장은 2014년 자신이 보유한 주식 중 일부를 매각, 100억원 가까운 현금을 마련했다. 업계에선 이 자금으로 카오스재단을 후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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