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사진)는 “여시재가 한국의 새로운 싱크탱크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과거 일회성 기부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엔 여시재처럼 사회를 바꾸고 개선하는 싱크탱크나 재단을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삼성경제연구소 희망제작소 등 국내 민간 싱크탱크를 거쳐 여시재에 합류했다.
이 이사는 “여시재의 목표는 분명하다.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정책 솔루션을 제안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책이 논의될 수 있는 ‘공론장’을 자주 만들고, 때론 직접 가서 설득도 하겠다고 했다. 연구발표 위주의 ‘소극적 활동’을 하는 기존 국내 싱크탱크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그는 또 “생각을 공유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정책 결정자가 되도록 뒷받침하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며 “차세대 동북아 지도자를 모아 포럼을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여시재는 지난 8~11일 서울에서 ‘동북아 포럼’을 열었다.
이 이사는 “여시재 내부에선 각 연구 프로젝트의 예산 한도를 정해 놓지 않았다”며 “충분히 가치 있고 잘할 수 있는 주제면 예산 때문에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쓸 수 있는 재원은 충분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연구를 이끌 예정이라고 했다. “성과는 연구 결과물이 얼마나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렸다”고 했다. 논문에 싣기 위한 학술적 연구나 기업, 혹은 정부의 용역 연구와 차별화된 연구를 하겠다는 설명이다.
성과가 중요한 이유는 여시재의 출범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이 이사는 “비영리 재단이 과거 거액의 기부금을 운용해 이자 등 금융수익으로 예산을 꾸렸지만, 최근엔 기부금을 그냥 쓰다가 또 다른 거액 기부자가 이어 받아 다시 기부를 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빌앤드멀린다 재단처럼 처음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그 다음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후원하는 식이란 것이다. 이를 위해선 철저히 해당 재단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 이사의 판단이다. 여시재도 이 같은 모델을 지향한다면 ‘성과 중심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여시재가 정치적 중립지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치인들이 진보와 보수로 갈려서 싸우고 있지만 스스로도 ‘이건 너무한다’ 싶을 때도 있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못 푸는 것을 중간지대에 와서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여시재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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