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성숙기 접어든 스마트폰시장…삼성, VR 연계 '모바일 생태계' 확장

입력 2016-10-11 21:00
올 스마트폰 판매량 '찔끔' 증가
구글, 프리미엄폰 거센 공세
중저가폰은 중국 업체들 '두각'


[ 안정락 기자 ] 올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2015년 대비 1.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시장을 놓고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업체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뜨거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중국의 오포·비보 등 신흥 강자들은 빠른 속도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던 전략을 바꿔 스마트폰 설계·제조에도 직접 나서며 하드웨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로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등 기존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이드 바이 구글’ 시대

구글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 행사를 열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과 ‘픽셀XL’ 2종을 선보였다. 행사 이름에서 암시하듯 絹?제품은 구글이 직접 설계·제조한 첫 스마트폰이다. 제품 생산은 대만 HTC가 맡았다.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애플 아이폰의 ‘시리’처럼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다. 릭 오스텔로 구글 수석부사장은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만드는 하드웨어의 중심”이라며 “우리는 차세대 혁신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작용에 있으며 그 핵심은 AI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문제로 250만대에 이르는 갤럭시노트7을 리콜(회수)하는 악재를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프리미엄폰 시장의 강자다. 애플은 아이폰7 시리즈를 내세워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도 5.7인치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 V20으로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오포 등 신흥 강자 출현

중국 신흥 업체들의 강세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오포는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샤오미를 제치고 중국 1위 업체인 화웨이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7760만대, 4040만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2위를 유지했다.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오른 화웨이는 320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9.4%를 기록했다.

오포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18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 4위에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760만대를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 136.8% 증가한 물량이다.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기 2.2%에서 올 2분기 5.3%로 3.1%포인트 늘었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판매량(1470만대)이 작년 동기 대비 510만대 감소하며 오포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SA는 “오포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급속히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 양분화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해 출하량이 14억6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5년에 비해 1.6% 늘어나는 데 그친 물량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두 갈래 길’로 재편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애플 등은 서비스 부문 등을 강화하며 판매 가격 하락을 만회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플은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음악 서비스 애플뮤직과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 등을 통해 서비스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연계해 다양한 가상현실(VR) 기기를 선보이며 모바일 생태계를 넓혀 가고 있다. 중국의 오포·비보 등 신흥 강자들은 중저가폰뿐만 아니라 프리미엄폰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매출과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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