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최근 각 은행들의 마케팅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고령자입니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주요 은행들의 50대 이상 고객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인구 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핀테크(금융+기술) 발달과 인터넷·모바일 등 비(非)대면 채널 확산으로 은행 영업점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자들에게는 아직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상당수도 고령자랍니다.
비대면 채널에 대한 이용도는 낮지만 고령자는 은행들이 놓칠 수 없는 고객군입니다. 은퇴 시점을 전후한 소비자들의 금융 수요가 꽤 있는 편이거든요. 노후 자금 운용을 위한 각종 금융상품 가입이나 자산관리 상담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산관리 상담을 통해 은행과 새로운 금융거래를 시작할 수도 있고요.
가장 적극적인 은행은 국민은행입니다.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신탁과 성년후견제도를 결한한 상품을 내놨습니다. 이 상품은 고객(위탁자)이 판단 능력 등 인지 상태가 양호할 때 앞으로 치매 등에 걸려 제대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은행과 신탁 계약을 맺고 해당 계좌에 돈을 맡기는 것이랍니다.
실제 치매 등이 발병해 성년후견제도가 개시되면 은행이 고객의 후견인에게 이 계좌에서 간병비나 요양 자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구조죠. 갈수록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입니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에는 고령자를 위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전문 의료진 건강상담, 건강정보 제공, 건강검진 우대 예약, 병원 예약대행, 의료진 소개, 심리상담, 상조·요양 서비스 등을 담고 있습니다. 만 55세 이상으로 국민은행의 우수 고객이 서비스 대상입니다.
다른 은행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KEB하나은행은 전국 영업점의 90% 가량에 고령자 금융 상담 전용 창구를 만들었습니다. 신한은행은 고령자를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글자를 확대했고요. 광주은행은 아예 고령자 전용 영업점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고령자, 외국인, 장애인 등에 대한 금융 서비스 확대를 주요 개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도 이런 움직임이 내심 반가운 모습입니다. 은행의 수익성 확대와 새로운 시장 형성을 위한 것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거든요. 은행들이 얼마나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현실화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끝)/kej@hankyung.com
모바일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