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5개월 만에 '최고'…푸틴 한마디에 급등

입력 2016-10-11 18:10
"감산 동참" 발언에 WTI 3.1%↑
연말 60달러까지 오를 수도


[ 박진우 기자 ]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발맞춰 산유량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제 유가가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은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7일)보다 3.1%(1.54달러) 상승한 배럴당 51.35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15일(51.41달러)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영국 런던 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1.21달러(2.33%) 오른 배럴당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31일 54.15달러로 마감한 이후 1년1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거래량도 최근 100일 평균 거래량보다 42% 늘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OPEC의 산유량 제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 연설에서 “러시아는 생산을 제한하는 (OPEC의) 공동 조치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른 석유 수출국도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1월 OPEC 회의에서 이 제안이 구체적인 합의로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국제 유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WEC에 참석한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은 “올해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 거래되는 것이 상상도 못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OPEC은 지난달 알제리 회담에서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3324만배럴에서 3250만배럴로 줄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11월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별 구체적인 감산량을 확정할 방침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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