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부동산·인프라 등 투자 다각화

입력 2016-10-10 16:13
수정 2016-10-10 16:33
[ 김우섭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7년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인 ‘박현주 1호’를 선보이며 간접 투자 시장의 문을 연 자산운용사다. 적립식 투자란 개념도 이 회사가 도입했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펀드’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 등을 적립식 상품으로 판매하며 국내 펀드 투자 문화를 바꿨다. 최근엔 사업 영역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등으로 크게 넓어졌다. 전통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채권만으로는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을 되돌려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자산 규모는 8조8000억원 안팎으로 국내 운용사 중 1위다. 90조원가량인 전체 운용자산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 일찍이 대체시장을 찾아 투자를 활발히 해온 덕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2006년 미래에셋상해타워를 2600억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파리아리마 4400과 호사베라타워를 각각 900억원과 54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선진국으로 눈을 돌려 2013?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2015년엔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호텔을 사들였다. 올해에도 미국 6개 도시 내 페덱스물류센터와 독일 쾰른에 있는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등 현재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에 쏟아부은 돈만 4조원이 넘는다.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개인 고객의 투자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분 투자액 중 2000억원은 공모펀드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해외 부동산 상품을 공모펀드로 만든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사모투자펀드(PEF)를 선보였고 2009년엔 국내 첫 해외 투자 인프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 PEF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두산그룹 내 삼화왕관과 두산DST 등 4개 우량회사 지분에 투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경영 참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경영권을 매각, 짭짤한 수익을 냈다. 국내 대기업 구조조정에 ‘패키지 딜(package deal·일괄거래)’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프라 분야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엔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IC를 잇는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권을 따냈다. 2020년까지 83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통해 완공할 예정이다. 운용 기간은 35년으로 업계 추산 4~5% 수익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2009년 호주 빅토리아주담수화시설물 민간투자 사업을 시작으로 태양열 발전소, 호주 고속도로 이스트링크 프로젝트 등 해외 인프라 투자도 다각화해 왔다.

금융상?수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이후 해외에서 설정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3조6000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세계 각국에 팔고 있는 시카브펀드(SICAV Fund)가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시카브펀드는 글로벌, 아시아, 이머징 시장 등에 투자하는 16개 펀드로 구성돼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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