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머피(워싱턴 내셔널스)가 ‘저주의 냄새’를 맡은 걸까. 워싱턴 내셔널스가 LA 다저스에 이겼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1승 1패 동률이 됐다.
반격전의 선봉은 머피였다. 머피는 10일(한국시간)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4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다저스 마운드에 맹공을 퍼부었다.
머피는 워싱턴이 3 대 2로 앞선 5회 말 1사 1, 3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을 강판시켰다. 이어 7회 말 2사 2루에서 다시 적시타를 쳐내 팀이 5 대 2로 한 점 더 달아날 수 있게 만들었다. 워싱턴은 머피의 활약으로 홈 경기에서 시리즈 반타작을 거두고 적지인 LA로 향했다.
머피는 뉴욕 메츠 소속이던 지난 시즌도 NLDS에서 다저스를 괴롭혔다. 1차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4차전 다시 커쇼, 5차전 잭 그레인키에게 홈런을 뽑아내며 메츠의 3 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머피의 부활은 다저스로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11일 3차전 선발투수로 워싱턴은 지오 곤잘레스, 다 享병?마에다 겐타를 예고했다. 머피는 겐타를 한 번도 상대해 본 적이 없다.
부활한 머피가 워싱턴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로 이끌 경우 시카고 컵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컵스는 샌프란시스코에 시리즈 전적 2 대 0으로 앞서며 NLCS 진출을 눈앞에 뒀다.
머피는 내심 컵스와 만나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컵스와의 NLCS 네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하며 손쉽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당시 머피는 타율 0.529(17타수 9안타) 4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컵스가 자랑하던 선발진 존 레스터-제이크 아리에타-카일 헨드릭스도 소용없었다. 머피는 컵스의 삼각편대를 상대로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6경기)을 달성했다.
컵스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특히 ‘염소의 저주’에서 염소의 이름이 머피였다는 점에서 머피와의 재회는 불길하다.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염소 머피와 함께 입장하려던 관중 샘 지아니스를 쫓아냈고, 그가 “다시는 리글리필드(컵스의 홈 구장)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저주는 시작 됐다. 올 시즌은 저주에 걸린 지 71년째,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지 108년째가 되는 시즌이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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