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2016 대한민국 갑질 리포트] 오죽했으면…"갑질에 맞서라" 편의점 주인의 짠한 메모

입력 2016-10-09 18:52
창간 52주년 특별기획


[ 김재후 기자 ] 생활 속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편의점을 중심으로 이른바 ‘진상 고객’에게 당당히 맞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점원들에게 “욕설하는 고객에게 사과하지 말라”고 했고, 고객에게 “반말을 삼가달라”(사진)고 부탁하는 편의점 주인도 나왔다.

지난 8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편의점의 절대 수칙’이란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이 글에서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막무가내 손님에게 당당히 맞서라”고 주문했다.

이 가맹점주는 “올바른 서비스를 했음에도 부당 요구와 욕설 등을 하는 고객에게 절대 고개 숙여 사과하지 마세요”라고 썼다. 이어 “고객보다 위가 근무자님들이란 걸 절대 잊지 말고 정말 노답(해결 방법이 나오지 않을 때)인 경우는 경찰 신고와 ‘맞쌍욕’을 허락합니다”고 강조했다. 막무가내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욕설을 서슴지 않는 고객에게 무조건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는 주문이다.

앞서 5일엔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편의점 주인의 부탁’이란 제목의 사진이 퍼졌다. 모 편의점의 광고판 위 1회용 컵홀더에 붙은 내용이었다. 그는 “반말하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일하기 너무 힘들어요. 욕도 하지 마세요. 반말, 무시, 욕, 모욕 등은 적극적으로 신고하겠습니다”고 썼다.

한 네티즌은 “편의점에만 가면 나도 모르게 말투가 거칠었던 것 같다”며 “종업원들도 당당히 권리를 인정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