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선전 1997년 데자뷔- 반에 도전하는 잠룡들

입력 2016-10-09 09:48
여권의 대선 레이스가 다자구도로 출발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다른 주자들도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현 정치적 상황은 지난 1997년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 9룡(이회창 김덕룡 박찬종 이수성 이인제 이한동 이홍구 최병렬 최형우)이 경쟁을 벌였던 구도와 비슷하다.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노동단체가 반발했고, 북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하면서 남북관계도 긴장감이 돌았던 때로 외부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당내 다수파의 지지를 받은 이 전 총재가 후보로 선출됐다.

현재 반 총장은 여권 핵심세력인 친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SNS에 ‘시대정신은 격차해소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양극화 해소를 화두로 던졌다.

원내대표와 국방위원장을 지낸 원유철 의원은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모임’을 주도하며 핵무장론을 들고 여차하면 레이스에 뛰어들 기세다.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유승민 의원은 전경련의 발전적 해체와 박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를 요구하는 등 차별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북지사를 지낸 정우택 의원은 이미 지난달 국회 앞에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설립하고 대선 경선 준비에 첫 단추를 끼웠다.

원외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수도이전을 위한 개헌, 한국형 모병제 등 진보적 이슈를 건드리면서 중도 진영으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치 현안보다는 제주 도정에 에너지를 쏟으며 차별성을 띄고 있다. 대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참모진의 의견에도 제주 신재생 에너지 실험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5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잇단 대학 강연에서 경쟁에 매몰된 우리나라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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