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피해액 '0'…우리은행 리스크 관리 통했다

입력 2016-10-07 18:50
"모뉴엘과 사업구조 비슷"
꼼꼼한 심사로 대출 거절
기존 여신까지 거둬들여


[ 오형주/김은정 기자 ] 온코퍼레이션 파산으로 우리은행의 철저한 대출심사와 리스크 관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보증을 믿고 대출을 내준 주요 시중은행들이 줄잡아 15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게 됐지만, 우리은행은 여신을 모두 회수해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모뉴엘 사건에서도 850억원의 대출금을 미리 회수해 금융권에서 화제가 됐다.

우리은행의 재빠른 대응에는 모뉴엘과의 유사점을 눈여겨본 한 대출 심사역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 본점 심사부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하던 이군락 차장은 신제주지점에서 날아온 한 통의 대출심사 요청서를 받았다. 제주에 본사를 둔 온코퍼레이션이 150만달러 상당 대출을 새로 신청한 것이었다.

심사를 위해 온코퍼레이션의 감사보고서를 찾아본 이 차장은 갑자기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중국에서 TV를 위탁 생산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구조가 모뉴엘과 똑같아서였다. 매출채권 잔액에 비해 매출채권 할인 매각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도 눈에 띄었다. 향후 TV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였다.

결국 우리은행은 이 차장의 반대 의견과 심사반 검토 의견 등을 거쳐 대출거절을 통보했다. 온코퍼레이션과의 거래도 모두 끊었다. 이 차장은 “만약 그때 대출 승인을 했다면 추가 거래를 통해 자칫 위험노출액이 100억원을 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 차장에 대해 포상과 특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오형주/김은정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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