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루 평균 거래 60% 늘어…운용구조 따라 수익률은 제각각
OPEC 감산 결정 후 유가 상승…'TIGER원유선물' 거래 폭증
한 달 수익률 6.46%로 뛰어
유가 오른만큼 수익 못내는 상품도
[ 이현진 기자 ] 지난달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한 뒤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며 관련 투자상품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같은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운용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이 제각각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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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 원유 감산”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96만4058주에 달했다. 8월(56만448주), 9월(61만841주)과 비교하면 60~70%가량 늘어난 규모다. 대표적 원유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원유선물’ ETF의 거래량(88만9831주)이 폭증한 영향이 컸다. 이 상품의 8~9월 거래량은 50만주 안팎에 그쳤지만 지난달 28일 OPEC이 원유 감산에 합의한 뒤 매수·매도세가 몰렸다.
상장지수증권(ETN)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대우원유선물혼합’ ETN과 ‘대우인버스원유선물혼합’ ETN은 8월에 하루 평균 한 자릿수의 주식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선 621주, 191주씩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TIGER원유선물’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7%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46%다. ‘신한WTI원유선물’ ETN 역시 7.48%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이 추종하는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50.44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월8일(51.23달러) 최고치를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그리며 40달러대에 머무르다 4개월 만에 다시 50달러 고지를 넘었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유가 방향성은 비(非)OPEC 국가로는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오는 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OPEC과 러시아 석유부 장관의 비공개 회동 결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률 차이 제각각, 이유는?
똑같이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상품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은 현물을 직접 사고파는 대신 선물을 통해 거래된다. 이 때문에 현재 갖고 있는 선물 계약을 팔고 다음 만기가 도래하는 선물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롤오버’ 비용이 생긴다. 상품마다 롤오버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에 차이가 생긴다.
‘TIGER원유선물’ ETF는 만기가 먼 12월물에 투자한다. 만기가 자주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은 적지만 유가가 급등할 경우에는 선물 유가가 현물 가격을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유가 상승분만큼 수익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신한WTI원유선물’ ETN은 가장 가까이 다가와 있는 월선물 상품에 투자하고 매달 롤오버를 한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유가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빨리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롤오버 비용 등을 고려할 필요없이 ‘KBSTAR원유생산기업’ ETF를 활용해 글로벌 원유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원유 생산 기업들이 저유가를 견디기 위해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온 만큼 지금 같은 유가 반등이 지속되면 내년부터는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ETF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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