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2차 공세 나선 엘리엇] '소수점 지분'으로 IT 기업 들쑤시는 헤지펀드

입력 2016-10-06 18:01
애플·MS·이베이도 공격 당해

공개토론 등 여론몰이 나서기도


[ 남윤선 기자 ]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1% 전후의 적은 지분으로 정보기술(IT)업계 ‘공룡’들을 공략하는 게 최근 헤지펀드업계의 ‘트렌드’라고 설명한다.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이르는 IT기업들의 지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소수 지분만으로도 여론몰이를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이뤄진 공격들을 보면 이 같은 경향이 잘 나타난다. 애플은 각각 0.46%(칼 아이칸)와 0.29%(그린라이트캐피털) 지분을 가진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베이(0.8%·칼 아이칸), 마이크로소프트(0.8%·밸류액트), 퀄컴(0.3%·자나파트너스) 등도 마찬가지였다.


지분이 낮은 대신 여론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 논리적 명분을 갖춘다. 이번에 삼성전자에 보낸 엘리엇의 서신에도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경쟁력 분석이 상세히 담겨 있다. 주장하는 내용은 과거에 나온 이슈를 재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측에 공개토론을 요구하기?한다.

이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야후를 공격할 때 당시 스콧 톰슨 CEO의 허위 학력 기재 사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런 집요한 공격에 기업은 대부분 ‘중간 수준’에서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승패는 시장의 여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 실적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