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공기업…실적 부진에도 '성과급 잔치'

입력 2016-10-05 19:14
LH 등 '방만 경영' 국감서 질타

한전, 퇴직자 단체에 일감 몰아줘
농협, 5년간 216명 '고용세습'


[ 김기만 기자 ]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이 도를 넘었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퇴직자 단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사례 등이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토교통위원회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LH가 PF사업에서 총 1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PF 사업체에 71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LH는 2006년부터 10년간 6421억원의 적자를 낸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에 25억5800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도 989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2억2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이 의원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관행은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보여준다”며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과 적자 해소를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찬열 더민주 의원은 한전이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전 퇴직자 단체인 ‘전우회’가 출자한 (주)제이티비씨에 전략계량설비 정기시험 용역을 포함한 4900억원가량의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은 2011년부터 한국전력기술 퇴직자 단체인 한기동우회가 설립한 한기서비스 등에 277억원가량의 기술인력 파견 용역계약을 몰아줬다. 이 의원은 “퇴직자 단체가 독점해왔던 계약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면서도 사실상 퇴직자 단체에 유리하도록 계약 방식을 해왔다”며 “위탁대상 물량을 세부화하고 1개 업체의 낙찰 한도를 제한하는 방법 등으로 독과점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방만경영의 폐해로 지적되는 농협 지역조합의 ‘고용세습’도 여전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년~2016년 8월) 퇴직한 농협 지역조합의 조합장 또는 상임이사 자녀 216명이 부모가 재직하거나 퇴직한 조합 또는 인근 조합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79명은 서류심사와 면점만으로 채용돼 고용세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황 의원은 농협중앙회에 대한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아무리 공정한 채용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있겠느냐”며 “농협 내에서도 불투명한 채용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 경 스 탁 론 1 6 4 4 - 0 9 4 0]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