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은규 대박땅꾼부동산연구소장 "기업들 몰리는 땅 찾아라…사놓기만 하면 땅값 오르는 시대 지나"

입력 2016-10-05 16:29
5000만원 안되는 소액 투자도
교통·사람·산업…체계적 접근을

지역별 '돈 되는 땅' 10% 불과
개발 예정지 주변 '이미 오른 땅'
투자해 차익 남기는 게 현실적


[ 홍선표 기자 ] “10년 전만 해도 전국 어느 지역 땅이든 사놓기만 하면 가격이 올랐지만 이제는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5000만원이 안 되는 소액 투자일수록 체계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접근해야 합니다. 무작정 땅을 사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교통, 사람, 산업을 한 곳으로 모으는 대형 국책사업지 주변 토지를 우선적으로 살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1일 서울 문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전은규 대박땅꾼부동산연구소장(사진)의 목소리엔 신중함이 묻어 났다. 오전 내내 수십명 앞에서 소액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설명하던 그는 인터뷰에서도 적은 금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꼭 챙겨야 할 주의점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은퇴한 5060세대의 투자 수요가 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토지를 계약할 땐 반드시 현장을 답사해 실제 위치와 도로 접근성, 용도지역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지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주변 개발 계획을 확인하는 노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전 소장은 본인이 직접 부동산에 투자하는 투자 전문가다. 2006년 부동산정보업체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며 부동산업계와 연을 맺었다. 당시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돌아다니며 공인중개업소들에 가맹점 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각 지역의 개발 계획과 투자 유망 지역에 대해 눈을 떴다. 이후 2011년 본인의 별명을 딴 대박땅꾼부동산연구소를 차리고 현업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 내놓은 《대박땅꾼 부자 로드맵》부터 지난 8월 선보인 《대박땅꾼 전은규 훔쳐서라도 배워야 할 부동산 투자 교과서》까지 5권의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했다. 그는 “투자 전문가가 된다면 초보 투자자들이 실패를 피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키 위해 틈틈이 책을 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기는 힘들어진 만큼 토지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대규모 지방 개발이 끝난 데다 지가 수준도 높아 2000년대 중반 같은 큰 상승장은 나타나기 어려운 까닭이다. 전 소장은 “지역별로 투자 가치가 높은 이른바 ‘돈 되는 땅’은 전체 면적의 10%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며 “개발 예정 지역 반경 1㎞ 안에 있는 ‘이미 올라 있는 땅’에 투자해 약간의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게 현실적인 투자법”이라고 말했다.

토지에 투자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조건으로는 도로 접근성, 토지 형태, 입지, 용도지역 등 네 가지를 들었다. 이 중 지방자치단체의 토지이용계획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용도지역 외에는 모두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도로와 접한 부분은 좁고 뒤로 길게 뻗어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땅이라면 도로와 접한 부분이 넓은 정사각형 형태의 땅보다 투자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초보 투자자는 도시계획, 토지이용계획 등의 낯선 용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보전관리지역, 보전녹지, 자연환경보전지역 등 용도 지역에 ‘보전’이란 말이 들어간 토지는 건축허가가 나지 않거나 까다롭기 때문에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소장은 “모든 투자는 투자자 자신이 직접 땅을 검증한 뒤에 해야 한다”며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수시로 드나들며 도시계획, 토지이용계획, 도로망 확충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점 수법이 지능화하고 있는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사기 피해 예방의 현실적인 노하우도 제시했다. 과거엔 기획부동산이 서울 등 대도시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방에 있는 땅을 판매하는 식으로 영업했지만 요즘 들어선 현지에도 공인중개업소를 차려 투자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늘어나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현지에 내려가서도 여러 군데의 공인중개업소를 둘러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계약금만 낸 상태에서 잘못된 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곧바로 환불 신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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