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북상하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제주도 산간지역인 윗세오름에는 400㎜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태풍 '차바'가 제주도를 강타, 2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정박해놓은 어선이 전복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522.5㎜, 진달래밭 448.5㎜ 등 산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산간 외 지역도 수백㎜의 비가 쏟아졌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제주(북부) 151.1㎜, 서귀포(남부) 270.6㎜, 성산(동부) 123.4㎜, 고산(서부) 24.9㎜, 용강 342.5㎜, 아라 340㎜, 유수암 27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 한때 시간당 최고 17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것을 비롯해 산간 모든 지역과 제주시 아라동과 용강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100㎜를 훌쩍 넘었다.
바람도 거세게 몰아쳐 최대순간풍속이 고산 초속 56.5m, 제주 47m, 성산 30.4m, 서귀포 22.2m 등을 기록했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며 갖가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밤부터 5일 오전 4시 현재까지 서귀포시 법환동·하원동·서홍동·표선면·토평동, 제주시 구좌읍·한경면·조천읍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에서 오전 5시 현재까지 파악한 정전 가구는 총 2만5000여 가구로, 이 가운데 8000여 가구는 복구가 완료됐고 1만7000여 가구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원동 일대 558가구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3분께 정전이 발생했다가 1시간여만인 5일 0시 48분께 복구가 완료됐다.
5일 오전까지 제주가 태풍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 정전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 많은 비가 쏟아지며 제주시 한천이 넘치고 한천교 일대에서 물이 역류, 차량이 침수되는 일도 있었다.
◆ 광주·전남, 부산 지역에 '태풍 경보' 발령
광주·전남 전역에도 태풍특보가 발효됐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전남 장흥, 완도, 강진, 광양, 여수, 보성, 고흥, 남해서부앞바다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대치했다.
광주와 전남 다른 지역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강수량은 여수 거문도 110.9㎜, 광양 백운산 57.5㎜, 완도 청산도 57㎜, 여수 초도 49㎜, 담양 봉산, 광주 35.9㎜ 등을 기록하고 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완도 여서도 30.3㎧, 광주 무등산 27.6㎧ 등으로 관측됐다.
현재까지 태풍피해는 전남 진도에서 가로수 1그루가 쓰러지고, 광주 동구에서 강풍에 공사장 벽이 쓰러질 것 같다는 신고만 접수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30m/s 이상의 매우 강한 帽耽?함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으며, 그 밖의 지역에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며 "농작물과 시설물 관리에 온 힘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남해안에는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어 해안가에서는 침수나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내리고 있는 부산에는 이날 오전 6시30분을 기해 태풍경보가 발령됐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4일 늦은 밤 부산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5일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 6시 현재 해운대에 45㎜의 비가 내렸고 남구 대연동에 40.5㎜의 비가 내렸다.
해안가인 부산항 북항에는 최대순간풍속 19.5m/s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파도도 높게 일고 있다. 부산항 북항 바다에 2.9m를 비롯해 남해동부 먼바다에는 최고 7.7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다만 5일 오전 6시 현재 부산에는 특별한 태풍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7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창문 고정 같은 안전조치를 해달라는 신고전화가 대부분이었다.
태풍경보는 강풍 또는 풍랑 경보 기준에 도달하거나 총 강우량이 200mm를 웃돌거나 폭풍해일 경보 기준에 이를 것으로 각각 예상될때 발령된다.
태풍주의보는 태풍 탓에 강풍·풍랑·호우·폭풍해일 현상 등이 주의보 기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될 때 발효된다.
◆ 태풍 '치바', 오후 3시 울산 동쪽 해상 진출 예상
차바는 이날 오전 3시 현재 중심기압 955hPa, 최대풍속 40m/s, 강풍반경 280㎞의 강한 소형급 태풍으로, 시속 36㎞의 속도로 북북동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9시에는 전남 여수 동남종쪽 약 60㎞부근 해상에, 오후 3시에는 울산 동쪽 약 130㎞부근 해상에 각각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센다이(仙臺)에 상륙한 후 24시간 이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바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매우 많은 비가 쏟아질 것"이라며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에는 높은 파도 또는폭풍해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오늘 전국은 북상하는 태풍 차바의 영향을 받다가 차차 벗어나면서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다가 아침에 서쪽지방부터 그치기 시작, 오후에는 대부분 그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차바는 태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꽃의 한 종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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