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영국 파운드화가 지난 7월 기록한 31년 만의 최저치를 다시 깨며 급락세를 이어갔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파운드당 1.2744달러를 찍으며 1985년 이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국민투표 이후 급락세를 보이다가 7월6일 기록한 1.2798달러 기록을 깨고 또 한 번 31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 급락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2일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늦어도 내년 3월 말 이전까지는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EU 단일시장도 떠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파이내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EU 단일시장 접근에 대해 명백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시장 접근조차 깔끔하게 단절하는 방안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일시장에 접근도 하지 않고, 더 이상 이민자도 받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이 일반적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일원으로서 EU 단일시장과 교역하는 방식을 감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라보방크인터내셔널의 선임 외환투자전략가 제인 폴리는 “(영국 경제에 충격을 주는) 하드 브렉시트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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