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별 자산관리 A to Z
[ 김은정 기자 ]
재테크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투자 바이블(성경)’ ‘투자 10계명’ 등의 수식어로 치장한 정보가 수두룩하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금융소비자는 온갖 투자 정보에 현혹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명확한 자산관리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종잣돈 마련, 자산 증식,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 등 연령대에 맞는 재테크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령대마다 수입과 지출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관리·운용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취업, 결혼, 자녀 양육 등을 미리 계획하는 건 어렵지만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생애주기별로 재무설계를 짜는 게 좋다.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와 은퇴를 코앞에 둔 50대의 자산관리 전략이 같을 수는 없다. 삶의 대차대조표를 그려 인생 전반에 걸친 수입과 지출을 예상하고 소득과 지출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이전처럼 한두 개 금융상품에 의존해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금융상품에 눈을 돌리고 생애주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젊을수록 공격적으로 재산을 늘리고,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게 투자전략의 핵심이다.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20대에는 전체 소득의 절반 이상을 투자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에 배분하는 게 유리하다. 세제 혜택이 큰 정책성 상품과 보험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른 나이에 연금보험 등에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뿐 아니라 복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은 연령에 따라 보험료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입을 미루면 동일한 보장을 위해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할 수 있다.
30대에는 자녀 학자금, 주택자금 마련 등 구체적으로 지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시기는 은퇴 후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국민연금, 회사가 주는 퇴직연금,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는 개인연금 등 노후 소득의 3층 구조를 탄탄히 해놓아야 할 때다. 의료비와 간병비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40대 들어서는 전문가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40대에는 소득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녀 교육비 등 지출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앞다퉈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PB) 문턱도 낮추고 있다. 새는 돈을 막고 하루가 달리 변하는 국내외 금융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능동적으로 전문가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50대에는 은퇴 이후 고정적인 수입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투자에 실패하면 회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투자상품 비중도 줄여야 한다. 부동산 자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는 바꿔야 한다. ‘연금 3층탑’으로 부족한 노후 생활비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주택연금이 대표적이다. 주택연금은 고령자가 집을 담보로 맡기고 자기 집에 살면서 평생 혹은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제도다. 자녀에게 주택을 상속하기보다 노후 준비를 위해 주택을 활용하려는 은퇴자가 많아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자도 증가 추세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월 193만원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으려면 월 288만원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실제 은퇴가구의 생활비는 19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은퇴 이후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자산관리가 생애 전반에 걸친 장기 과제라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연령대별 재테크 전략을 세우고 필요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골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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