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만성화된 리스크, 당장 부도위험은 아니다

입력 2016-10-04 10:49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도이치뱅크 유동성 위기로 흔들리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각관련 벌금이 당초 알려진 140억달러에서 54억달러로 낮추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이치뱅크 유동성 위기가 일단 진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이치뱅크의 재무상황을 감안할 때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다.

주목할 것은 도이치뱅크 사태 재발에서 보듯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리스크가 만성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연초 중국 등 이머징 신용경색 리스크가 진정되었지만 이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잠재해 있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리스크도 언제든지 고개를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브렉시트와 같은 뜻하지 않은 선진국내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도 빈발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내에는 각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보다는 만성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리스크의 만성화 현상은 어찌보면 뉴노멀 경제의 또 다른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저성장 여파로 부채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각종 리스크가 만성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맑뵌??리스크가 소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부도위기 사태로 전이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지만 그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여 금리수준이 절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현 리스크들이 부채 위기를 당장 촉발시키는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공격적 위기 방어능력도 만성적 리스크의 부도사태로의 전이 가능성을 낮추어 주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음도 만성적 리스크의 위기 전이 확률을 낮추어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만성적 리스크가 부도(Default) 사태로 이어질지 여부지만 아직 기업, 금융기관, 가계 및 국가 어느 경제주체도 단기적으로 연쇄 부도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말이후 다우지수, 코스피 및 달러화 지수의 월별 변동폭을 보더라도 변동폭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각종 리스크, 즉 리스크 만성화로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이 둔화되고 있음은 최소한 경제 펀더멘털이 지난해말 혹은 연초보다는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즉 기초 체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미국 경기사이클이 완만하지만 회복되고 있는 동시에 중국 경기의 하방경직성 강화, 유가 안정 추세 그리고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유입 등으로 이머징 경제 펀더멘탈 역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만성화 혹은 잠재해 있는 리스크들은 언제든지 재발할 여지가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될수록 이러한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점차 둔해?수 있다. 따라서 만성화된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경계감보다는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여부를 더욱 주목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shpark@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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