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의 주머니 사정
'선배가 다 산다' 검찰 문화
"후배들 밥 사주고나면 별로 안 남아" 하소연
"돈보다 사명감으로 일해"
[ 고윤상 기자 ]
“검사들은 업무 양과 난이도에 비해 받는 월급이 적다고 여기기 때문에 재직기간을 ‘국가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하죠.”(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A씨)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사로 첫발을 내디딘 1990년 초임 검사에게 지급한 월 봉급(기본급)은 42만4000원이었다. 2016년 초임 검사는 285만5600원을 받는다. 26년 만에 6.7배로 올랐지만 검사들은 여전히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편이라고 말한다.
검사 경력이 쌓일수록 월급에 대한 아쉬운 소리는 더 커진다. 10년차 검사가 받는 월 봉급(2016년 기준)은 559만8300원이다. 얼핏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선배가 다 산다’는 검찰 문화로 인해 돈 쓸 일이 많아 막상 주머니에 남는 돈은 많지 않다는 게 검사들의 하소연이다. 14년차 검사는 “대기업에 다니는 동년배들과 비교하면 괜히 초라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직자윤리법을 비롯해 다양한 전관예우 방 稚?막?대형 로펌행 등이 막히면서 검사의 노후조차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자녀 학비 등 생활고에 지쳐 법복을 벗는 검사도 적지 않다. “금수저만 검찰에 남을 것”이라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검사 월급이 적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공무원으로서 받는 수당에 검사만 받는 수당 등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한 초임 검사는 “월 봉급은 285만원이지만 각종 수당 등을 더하면 최소 월 100만원 이상을 더 받는다”며 “사회초년병이라서 그런지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검사는 월 봉급에 더해 수사지도수당, 직급보조비, 관리업무수당 등 각종 수당을 받는다. 수사지도수당은 근무연수에 따라 월 10만~40만원이다. 검사 처우를 개선하고자 2008년 도입했다. 직급보조비도 근무연수에 따라 월 50만~95만원을 받는다. 모든 공무원이 받지만 검사는 초임부터 3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 금액이 높다. 4급 이상 공무원에게만 지급하는 관리업무수당(월 봉급액의 9%)도 급여에 들어간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